4번째 택시기사 분신에 불붙은 '타다 OUT'…1만명 대규모 집회

권오은 기자
입력 2019.05.15 18:15
개인택시조합, 광화문광장서 1만명 집결
"車공유서비스, 택시 번호판값 급락"…개인택시 직격탄
"타다 OUT, 정부는 각성하라"
15일 새벽, 택시기사 분신…벌써 4번째

15일 카카오 카풀(car-pool·자가용 동승)과 타다 등 차량 공유 서비스를 반대하는 택시 기사가 분신한 가운데, 택시업계가 집회를 열고 "타다는 불법"이라며 정부에 제재와 퇴출을 요구했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택시기사들의 죽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반대를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택시기사는 이제까지 총 4명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개인택시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타다 OUT(퇴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가한 택시기사 1만여명은 "사람 잡는 공유경제 문재인은 각성하라" "불법택시 타다 영업 정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합 측은 "불법 카풀, 타다를 운영하는 거대 재벌의 자본 놀이에 택시업 종사자들이 희생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최소한의 생업(生業)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 퇴출' 집회를 하며 '타다 OUT!'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택시 기사들은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도입된 타다가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타다 측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근거한 11인승 승합자동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도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유권해석 결과를 내놨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국토교통부가 특혜를 제공했다며, 잇따른 택시기사 분신의 배경도 정부가 타다 영업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합 측은 "카카오 카풀 사태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타다에 특혜를 주고 있다"며 "택시기사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쯤 서울 시청광장 인도에서 택시기사 안모(76)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숨졌다. 경찰은 안씨의 택시에 ‘타다 OUT’과 같은 문구가 있는 것을 토대로 차량 공유 서비스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숨진 뒤로 기사의 분신은 이번이 4번째다.

15일 오후 집회를 마친 개인택시 기사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타다 차량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일종의 ‘퇴직금’인 영업용 번호판 시세가 하락일로인 점도 택시기사들의 투쟁이 격화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80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영업용 번호판이 지난달부터 6600만원~6700만원까지 떨어졌다. 거래 중계 업체 관계자는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이 나오면서 개인택시는 사양산업화됐다"며 "찾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으니 번호판 시세가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조합 측은 "타다가 끝장나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또 더이상 정부와 국회의 눈치만 볼 수 없다며 별도의 정치세력화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택시종사자가 정당인이 되도록 전국단위의 강력한 정치 활동을 전개할 것 △정치 세력화를 통해 국회와 청와대,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 등을 결의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날 오후 3시쯤 집회를 마무리하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청와대에 도착한 개인택시 중 일부가 흥분해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무너뜨리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합 측에서 진정시켜 집회는 큰 무리 없이 오후 4시 10분쯤 마무리됐다.

그러나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가던 개인택시 기사들과 타다 차량이 마주쳤다. 타다 차량을 둘러싸고 3분여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하지 않고 영업중이던 개인택시를 향해 욕설을 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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