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민 북경대 혁신센터장 "中정부, 통제 없는 '혁신 교육' 투자한다"

전효진 기자
입력 2019.05.15 17:57
"과거에 중국 정부는 교육 프로그램을 엄격히 통제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대학교에 자유를 주고 학생이 스스로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골라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15일 개최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천동민 베이징대학교 혁신기업가정신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혁신 교육’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센터장은 "전통적으로 혁신과 기업가정신은 교육 현장(학교)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일어났다"며 "최근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에서 이른바 ‘인큐베이터’ 형식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기존 교육이 이미 존재하는 도구를 다루는 법만 가르쳤다면 ‘혁신 교육’ 프로그램은 문제를 찾아내서 새 도구를 만들고 해결하는 데에 목표를 둔다"고 했다.

2019년 5월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천동민(Dongmin Chen) 중국 베이징대 혁신기업가정신 센터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ー교육 분야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혁신과 기업가정신’ 육성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특히 고등 교육 과정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려고 한다. 원래 중국은 어린 학생을 교육할 때 많은 분야를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르쳐왔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교육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기업가 정신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나는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기존 교육체계와 통합시킬 지에 대해 연구하는 팀을 이끌고 있다. 혁신은 원래 대학(교육 현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탄생했다. 최근 미국, 이스라엘,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학생들이 창업을 하고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인큐베이터’ 환경을 조성해 준다. 중국도 이를 모방하려고한다."

ー ‘혁신과 기업가 정신’은 어떤 방식으로 탄생하나.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생겨난다. 과거에 학생들은 대학에서 전공을 고르고, 지식을 습득하고, 졸업한 후 관련 분야에 취직을 했다. 이것을 우리는 ‘도구 방식’이라고 부른다. 도구를 얻고, 사용 방법을 배우고, 적절한 상황에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도구를 고르게 되면 언젠가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혁신과 기업가 정신’은 다르다. 혁신은 새롭게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도구를 만들 때 생긴다. 이것이 진짜 삶의 방식이다. 매우 실용적인 학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추가하려고 한다. 과거에 없었던 문제를 찾아내고 이에 대응하는 팀을 꾸리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배우게 된다."

2019년 5월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천동민 중국 베이징대 혁신기업가정신 센터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ー중국 정부나 관련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나.
"일정 부분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있다. 이는 학교마다 다른데, 최근에는 학교 졸업생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졸업생이 기부금을 내기도 하고 자금 지원은 아니지만 졸업생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와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준다. 아직 스케일은 작다. 최근 2~3년 사이에 빠르게 바뀌고 있는 부분이다.

중국에는 ‘씨 펀딩’(C-Funding)이라는 게 있다. 오직 정부의 지원금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민간 75%, 정부 25% 정도의 비율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펀드는 정부가 운용하지 않고 벤처캐피털(VC) 회사가 맡아서 투자한다. VC는 요즘 안면인식, 음성인식 등을 지원하는 AI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ー중국이 ‘혁신 교육’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과거에 중국 학생들은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자랐다. 정부의 통제 하에서 학습을 하다보니 ‘진짜 사회’에 노출된 적이 없다. 그래서 해결해야 문제를 찾으라고 하면 대개 협소한 문제에 집중한다. 하지만 혁신, 기업가 정신은 보다 큰 부분을 다룬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회사를 만들어보라고 격려한다. 이는 특히 중국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태도다. 서양에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많은 교외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중국 학생들은 교실에만 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주려고 한다. 중국 정부도 학생들의 자유를 보호하고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한다. 가령 6개월 동안 휴학을 하고 창업 혹은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목표만 뚜렷하면 이를 지원한다."

ー미래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인공지능(AI) 분야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도 AI 산업 분야 발전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AI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에게만 기회가 보장됐다면 지금은 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 각 대학에 ‘여름방학 프로그램’도 있어서 배우고 싶은 의사만 있다면 누구든지 A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지금 학생들에게 전통적인 산업분야를 배우라고 권장할 수는 없다. 그만한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서 실제로 써보는 등 IT 기술을 이용한 것은 권장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매년 스마트폰 앱 경진대회를 열어서 학생들 사이에 교류를 하고 경쟁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ーAI 기술이 각 산업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가.
"중국에서는 벌써 ‘로봇 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AI 기술은 정보를 단순히 이해하는 데에 사용할 뿐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일부 (중국) 언론사에서는 새로운 뉴스를 검색하는 데에 이미 AI 기술을 활용하고있다. 중국 관영 CCTV도 AI 기술을 활용하는 회사에 투자했다. AI는 소위 ‘팩트 체크’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AI 기술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기술을 다루는 방법,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것이다. 다른 한쪽으로는 기존의 교육 방식과 경쟁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단순히 접목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고 새로 바뀔 수도 있다."

취재=전효진 기자, 박민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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