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스승의날' 국민 축제의 날 되어야

조주행 前 중화고 교장
입력 2019.05.15 03:08
조주행 前 중화고 교장
해마다 스승의날(5월 15일)이 돌아오면 교사들은 오히려 곤혹감을 호소하며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6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촌지 수수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받으며 교육에 대한 다짐을 새롭게 하는 스승의날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스승의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 교육의 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교육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게 차라리 낫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도 올라왔다. 일부 학교는 스승의날에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스승의날이 다가오면 각급 학교는 학부모 출입 금지를 통보하고, 당국은 암행감사반을 보내 학교 주변을 살피는 것을 보면서 교사들은 인격적 모독을 느끼고 있다. 부정 거래 관행을 바로잡자는 청탁금지법을 사제(師弟) 관계에도 적용해 학생과 교사를 성적을 매개로 하는 업무 관계로 간주하고, 학생들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것도 금지하는 것은 비교육적 횡포다.

학교 교육이 위기에 처하고 교권(敎權)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스승의날을 없애면 더 큰 해악이 될 수 있다. 어린 제자들에게 스승의 노고에 감사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스승의날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승의날은 교사들에게는 올바른 교육에 대한 높은 사명 의식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고, 제자들에게는 스승의 가르침을 성실하게 배우고 따르며 공경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날이다. 교육 현장이 어려울수록 사명과 소신에 충실한 스승이 더 필요하다. 스승의날은 온 국민이 진심으로 스승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국민 축제의 날이 되어야 한다.


조선일보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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