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 뒤 내연車 5분의 1 된다는 걸 아는 노조 맞나

입력 2019.05.15 03:18
현대차 노사가 연 합동 토론회에서 현대차 노조 간부가 지금의 내연(內燃) 자동차 생산이 10년 뒤엔 5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연차가 줄어드는 자리를 생산 공정이 단순한 전기차·수소차가 대체할 경우 일자리가 급속하게 줄어든다. 노조 측은 엔진·변속기·소재사업부 생산 인력이 10년 뒤엔 6분의 1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내놓았다. 노조 간부는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노사 간 대립은 함께 죽는 길이다.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철밥통 귀족 노조의 대명사인 현대차 노조가 위기의식을 보인 것 자체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10년'은 너무 길게 잡은 것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처한 지금 상황은 '카마겟돈'으로 불리고 있다. '아마겟돈'과 같은 대혼돈 상황이란 뜻이다.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시대, 전기·수소차 시대를 누가 주도하느냐를 놓고 자동차 업계가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 GM 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지난 100년간 변했던 것보다 더 많이 변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G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2009년 파산 이래 가장 혹독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전기차·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5년간 직원 7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3년간 110억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며 대규모 인력 감축과 생산 자동화에 나섰다.

그런데 현대차 노조의 위기의식은 말뿐이다. 생산성은 낮으면서 월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타가고,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벌이는 행태를 바꿀 기미는 별로 보이질 않는다. 몇 달치 주문이 밀린 인기 차종 '팰리세이드' 생산 라인에 다른 라인 근로자를 전환 배치하는 것조차 딴지를 걸다가 겨우 합의해줬다. 이런 노조가 있는 회사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가. 5분의 1토막 나는 것은 10년 뒤가 아닐 수 있다.


조선일보 A31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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