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버스파업 대책도 세금 풀기

김효인 기자 김경필 기자
입력 2019.05.14 03:01

주52시간發 '대란' 임박하자… 이해찬 "준공영제 전국확대 추진"
현실화땐 10개 광역단체 기사 월급도 나랏돈으로 올려줘야할 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로 예정된 전국적인 버스 파업을 앞두고 준(準)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 업체의 운송 수입을 관리하면서 적자가 발생하면 업체에 예산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버스 파업이 다가오자 여권이 국민 세금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수단은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쪽으로 당의 정책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인천·제주 등 7개 광역자치단체와 일부 광역버스 노선의 기사 4만여명(2016년 기준)이 준공영제에 따라 월급을 받고 있다. 준공영제 지역의 평균 기사 월급은 370만원으로, 미적용 지역 월급(월 320만원)보다 50만원 정도 높다.

이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앞으로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는 나머지 10개 광역자치단체에서도 세금을 투입해 버스 기사의 월급을 올리게 된다. 사회공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준공영제 실시 지자체 6곳(제주 제외)에서 쓰고 있는 지원금은 2016년 기준 한 해 6768억원에 이른다. 전국으로 이를 확대할 경우 연간 1조원이 훨씬 넘는 세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에도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기사 추가 고용, 임금 보전 등에 드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예산으로 메울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지난 1년 이상 제도 도입에 따른 문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정부는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면서 근로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특례 업종'에서 노선버스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7월부터 300인 이상 노선버스 회사가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이 됐다. 버스 업계는 주 52시간제를 바로 적용하면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버스 요금을 인상하라"고 할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리고 파업 직전 내놓은 정책이 국민 돈으로 버스 기사 월급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현금 살포나 다름없는 준공영제 확대 실시 방안이 거론되면서 버스 노조의 파업 의지도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파업을 예고했던 전국 10개 지역 버스 노조 가운데 대구는 13일 밤 "노사 협상이 타결됐다"면서 파업 철회를 발표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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