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4이닝째 무실점… "이 기세대로면 사이영상"

성진혁 기자
입력 2019.05.14 03:01

다저스, 내셔널스에 6대0 승
8이닝 동안 안타1, 삼진9, 볼넷1

MLB(미 프로야구)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단기간 5승이자 첫 세 경기 연속 8이닝 이상 투구. LA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2019년이 눈부시다. 류현진은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벌인 홈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고 안타와 볼넷 1개씩만 내주는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땄다. 다저스는 6대0으로 승리, 27승1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류현진 MLB 5승… 눈부신 '코리안 데이' - 한국 스포츠 스타들의 눈부신 활약에 기분 좋아진 하루였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워싱턴 내셔널스와 벌인 메이저리그 홈 경기 6회 초 역투하는 모습. 류현진은 8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는 등 8이닝 무실점 호투로 6대0 승리를 이끌며 빅리그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단경기(8경기) 5승을 거뒀다. /USA 투데이 연합뉴스
류현진에게 기립 박수 - 류현진의 활약에 미국이 들썩이고 있다. 류현진이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벌인 홈경기에서 8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경기장에 모인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류현진은 4회 1사 후 브라이언 도저에게 볼넷을 내줬을 뿐 8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하다 헤라르도 파라에게 좌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2명을 범타 처리하고 8회를 마쳤다.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4만5000여 관중은 선발투수의 역할을 완벽하게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팀 에이스에게 환호했다. 기립 박수를 보내는 팬들도 상당수였다.

◇지금 실력으론 사이영상 후보

류현진은 시즌 여덟 번째 등판 만에 5승(1패)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빨리 시즌 5승에 도달했다. 그는 빅 리그에 데뷔했던 2013년 10경기 만에 5승을 올렸다. 2014년엔 9경기가 걸렸다. 당시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따내며 다저스 선발진 주축으로 활약했다. 왼쪽 어깨 수술을 한 2015년부터 작년까지는 총 1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는데, 올해는 홈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거침없이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세 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점대(1.72)로 낮췄다.

최근 미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그를 그레그 매덕스와 비교했다. '컨트롤 아티스트'로 통했던 매덕스는 내셔널리그 사이영(Cy Young)상을 네 번(1992~1995년) 받았던 전설적인 우완 투수다. 통산 355승(227패·평균자책점 3.16). 다저스 출신이자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LA 스포츠넷의 해설자인 오렐 허샤이저도 "볼넷을 주지 않는 점과 정확한 제구력을 고려하면 류현진이 현시대의 매덕스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MLB 스타들의 어머니날 - 류현진의 어머니 박승순씨, 아버지 류재천씨가 미국의 어머니날(5월 둘째 주 일요일)인 13일 홈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한 뒤 기념 사진을 찍은 모습(위 사진).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들♡"이란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단 분홍색 야구화 사진을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렸다(아래 사진). /LA다저스·최지만 인스타그램
류현진은 올해 5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3개만 허용했다. 삼진/볼넷 비율을 비롯해 그의 각종 기록〈표 참조〉은 내셔널리그는 물론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정상급이다. LA 타임스는 13일 경기 후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 역시 "요즘 몇 경기는 제구도, 컨디션도 너무 좋은 상태로 진행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오늘 투구는 능숙한 테크니션(masterful technician)처럼 완벽했다"면서 "그는 상대를 분석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다. 타자와의 심리전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찬사를 보냈다.

◇"다음엔 노히트 노리겠다"

류현진은 이날 개인 통산 45번째 승리를 올렸다. 투구 수(116개)는 메이저리그 개인 최다(종전 114개 두 번)였다. 류현진과 선발 대결을 펼친 내셔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 책임을 졌다. 그의 올해 연봉(3833만달러·약 454억원)은 류현진(1790만달러·약 21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스트라스버그는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류현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쳤다. 이때 다저스 우익수인 코디 벨린저가 공을 잡자마자 1루로 뿌려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우전 안타가 우익수 앞 땅볼이 됐다. 류현진은 "벨린저가 그런 수비를 해줬는데 기록(노히트노런)을 못 만들어서 내가 미안한 느낌"이라면서 "노히트를 놓쳐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29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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