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만 콕 찍어 베어내는 '닌자폭탄'

조재희 기자
입력 2019.05.11 03:01

폭발 없이 칼날로 표적 공격… 美, 민간인 희생 줄이려 개발

미국이 민간인 희생 없이 표적인 테러리스트만 제거할 수 있는 일명 '닌자 폭탄(Ninja bomb)'을 개발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미사일과 달리 폭발 없이 칼날로 표적을 공격하는 미사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각) 복수의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미 중앙정보부(CIA)와 국방부가 기존 헬파이어 미사일을 개량한 '헬파이어 R9X'를 운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헬파이어는 헬기나 드론이 발사하는 대전차용 미사일이다. 길이는 5피트(152.4㎝), 무게 100파운드(45.4㎏)다. 이를 개량한 R9X는 목표 반경을 초토화하는 기존 헬파이어와 달리 폭발 없이 6개의 칼날이 튀어나오며 표적을 제거하는 게 특징이다.

WSJ는 한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론적으로는 달리는 차에서 운전석에 있는 민간인을 피해 조수석의 테러리스트만 제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라크·시리아·소말리아·예멘 등 지역에서 미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개발됐다. WSJ는 올 1월 미 국방부가 2000년 폭탄 테러로 미 해군 이지스함 콜의 승조원 17명을 죽인 자말 알바다위를 예멘에서 제거할 때와, 2017년 2월 CIA가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 이인자 아부 알 카이르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 이 무기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알마스리 제거 당시 사진을 보면 승용차의 지붕에 길쭉한 구멍이 뚫리고 앞유리에 금이 갔지만 와이퍼는 제자리에 있을 정도로 타격은 정교했다.

R9X의 구체적인 개발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011년 미군 특수부대가 수행한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서 '플랜 B'로 R9X와 비슷한 무기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리는 WSJ에 "미국은 몇 년 전에 이 무기의 존재를 밝히고 이슬람 세계에 미국이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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