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디올이 한 땀 한 땀, BTS 패션

최보윤 기자
입력 2019.05.07 03:00
"방탄소년단(BTS)은 정말 멋지고 패션에도 뛰어나다. 내 주변 모든 이가 BTS에 푹 빠져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의상을 제작한 프랑스의 디올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킴 존스의 말이다. 1946년 브랜드가 탄생한 이후 팝 밴드를 위한 무대 의상을 제작하는 건 처음이다. 킴 존스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케치를 공개하자 사흘 만에 '좋아요' 9만여 개가 달렸다. 영국 해리 왕손 결혼식에 참석한 데이비드 베컴을 위해 킴 존스가 제작한 의상 사진보다 6배가 넘는 '좋아요'가 달린 것이다. 디올의 BTS 투어 의상은 오는 11일(현지 시각) 시카고 공연부터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디올 남성복 디자이너 킴 존스가 공개한 BTS의 월드 투어 의상 스케치. /킴 존스 인스타그램

국내에 '한화 김승연 회장 옷'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슈트 브랜드 스테파노 리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브랜드'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날렸다. 과거 '프라다 교황'이란 별명이 붙은 베네딕토 16세와 비교해 '서민의 교황'이란 애칭의 프란치스코이기에 좀 의아할 수도 있다. 교황의 수단(soutane·흰 사제복)은 사실 1786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세워진 실크 공방 '안티코 세티피치오 피오렌티노'의 2016년 작품. 이 공방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베틀로 지금도 원단을 제작한다.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는 창의적인 발명품에 경의를 표하며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이곳을 2009년 스테파노 리치가 인수하면서 자연스레 교황을 고객 명단에 추가할 수 있었다.

역시 이탈리아 고가(高價) 슈트 브리오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브랜드다. 트럼프는 자신이 출연한 프로그램에 브리오니가 협찬을 했다고 밝혔지만 브랜드 측은 "대통령 당선 이후 협찬은 없다. 모두 그가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측은 이후 미국 브루클린의 마틴 그린필드 양복점을 이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만든 양복점으로 아이젠하워부터 최근 오바마까지 즐겨 찾던 곳이다. 어쨌거나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예일대 로버트 실러 교수는 최근 "트럼프의 호화로운 생활이 투자자한테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고,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치와 향유는 한 끗 차이다.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는 지난해 11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짝퉁 논란' 이후 업계에서 인지도가 기록적으로 올랐다고 한다. 과시와 허영으로 집결되는 욕망에 굴복해 '호갱님'에 머물 것인가, 열망하는 취향을 자랑할 수 있는 '고객님'이 될 것인가.



조선일보 A24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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