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시진핑 껴안으며 북·중·러 밀월 견제

박수현 기자
입력 2019.04.27 11: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첫 공식 반응을 내놨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중국도 미국을 도와 대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러시아·중국과 밀착하는 가운데 이들 국가가 북한이 아닌 미국의 ‘우군’이라고 역설한 것이다. 러·중을 미국의 편으로 붙잡아 북한의 대미전선 확대를 막겠다는 셈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성명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도 북한의 비핵화를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진전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 구축과 남북한 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환영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와 약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와 6자 회담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거북할 수 있는 이 대목을 전략적으로 무시하며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이루는 데에 갖는 기대가 크다며 중국이 북·중 국경을 차단해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다만 중국의 대북 공조 배경에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있을 수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중국이 대북 압박 전선에서 이탈하면 코 앞으로 다가온 미·중 무역전쟁의 종식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와 중국에 차례로 ‘땡큐 전략’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도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북한과의 향후 협상 전망을 놓고 "북한과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의 수사를 반복했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협상에서 배제하라는 북측의 요구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대응을 피했다. "핵무기 제거를 원한다"며 빅딜론도 거듭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관계를 언급해 미·북 정상간 톱다운 협상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6자 회담’ 카드를 원치 않는다고 에둘러 표현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6자 회담을 ‘실패한 협상의 틀’이라고 비판하며 전임 행정부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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