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바뀌면… 범여권 과반 수월해져 한국당엔 재앙, 공수처 설치땐… 정부, 검경 이어 제3의 사정기관 확보

김경필 기자
입력 2019.04.27 03:01

[패스트트랙 막장]
각 당 '패스트트랙 법안' 이해득실

여야 4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 처리키로 하면서 이에 따른 각 당의 이해득실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은 현행 253석인 지역구 의석수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되,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 방식을 '50% 연동형'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민주당은 다소 의석수가 줄 수도 있지만 정의당 등의 의석수가 늘어나면서 전체 범여권 정당의 의석수는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범여권 과반'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 선거제에 20대 총선의 정당 득표율을 적용해보면 정의당은 현행 6석이 아니라 15석을 얻게 된다. 현재 10% 안팎인 정당 지지율을 유지하면 내년 총선에서는 20석 이상을 얻어 단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국회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는 것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안에 따라 민주당 등 거대 정당과 연대하거나 또는 반대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국 지지도가 1~2%에 불과한 민주평화당은 선거법 개정으로 당장 의석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호남 지역구가 축소되면서 손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과의 통합 등 정계 개편을 통해 '제3지대' 구축에 성공할 경우 21대 총선에서 새 선거제에 힘입어 의석수의 대폭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무엇보다 평화당 입장에선 이번에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지금 14석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과 호남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범여권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동참하고서도 별다른 이득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여야 3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분열을 거듭했고, 패스트트랙 동참 여부를 둘러싸고 당이 내홍에 빠지면서 당장 당의 존속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빠졌다.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불신임 직전의 상황에 몰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우리도 선거법을 바꾸지 않고서는 다음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수를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지도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선거제도뿐만 아니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민주당이 이번 패스트트랙에 '끼워 팔기'를 한 법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정부·여당은 검찰·경찰 외에 제3의 강력한 사정기관을 갖게 된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실이 여야 4당의 공수처 법안을 분석한 데 따르면 공수처 검사의 절반 이상을 친여 인사로 채울 수도 있다. 여권이 검찰을 견제하는 카드로 공수처를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당초 취지와 달리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기소할 수 없는 반쪽짜리라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구체적으로 검찰과 경찰의 권한을 나누는 문제에서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여야 4당 내에서도 이견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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