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법개혁특위 공수처법 상정 후 43분만에 산회...표결은 안해

김명지 기자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4.26 21:23 수정 2019.04.27 09:31
한국당 저지 피해 사개특위 아닌 문체위 회의실에서 밤 9시18분 개의
임재훈 등 범여 4당 위원 일부 회의장 떠나자...한국당 "지금 표결하자"
이상민 위원장 "회의 원만히 진행할 수 없다"며 표결하지 않고 산회 선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이 26일 오후 9시 30분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그로부터 43분 후인 10시13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회의를 끝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표결은 하지 않았다. 일단 물속에 뱃머리만 집어넣은 셈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문체위 회의실로 사개특위 장소를 변경한 이상민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의원들은 다른 여야4당 사개특위 위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몸으로 저지했지만 막지 못했다. 이후 한국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 7명은 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회의 소집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상정에 반대한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로 사개특위 위원에서 사임시키고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교체(사·보임)한 것은 원천 무효라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민 사개특위위원장은 회의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몸으로 저지하는 한국당을 피해 사개특위 회의실이 아닌 문화체육관광위 회의실에서 오후 9시18분쯤 임시로 열렸다. 이 때문에 이상민 위원장을 비롯한 각 위원들은 정식 명패가 아닌 프린터로 출력한 임시 명패를 앞에 두고 회의를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에는 전체 사개특위 위원 18명 중 5분의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국당을 뺀 여야4당 사개특위 위원은 11명이다. 이들 중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회의장에 도착하지 않았다. 이들이 참석해 표결에 참여해야 패스트트랙 지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45분쯤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오늘 회의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왔지만 거대 양당의 충돌과 갈등을 보면서 원만한 회의 진행이 안 될 것이라 판단해 심히 유감을 표명하며 일단 이석하겠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 오후 9시55분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나는 퇴청할 것"이라며 회의장을 나갔다.

사개특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 복도를 점거하고 아직 회의장에 나오지 않은 박지원, 채이배 의원 진입 저지에 나섰다. 이와 관련, 임재훈 의원은 회의장을 나서며 "오늘 표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범계 의원도 ‘채이배 의원이 회의장에 올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걸(한국당 의원들의 저지) 뚫고는 회의장에 못 온다"며 회의장을 나갔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하태경, 오신환 의원 등이 26일 국회 문체위 회의실에서 사개특위가 개회하자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 인해 범여 4당 사개특위 위원이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필요한 11명에 4명 모자란 7명이 됐다. 그러자 한국당 윤한홍 사개특위 간사는 "(민주당은) 당당하다면 장소를 옮기면서 도둑처럼 숨어서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 당당하다면 지금 표결하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상민 위원장은 "윤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 회의를 더 이상 원만히 진행할 수 없다"며 10시13분쯤 산회를 선포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선 "범여 4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역풍을 우려해 일단 공수처법안을 상정만 해놓고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한 표결은 추후 시도하려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실제 이날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범여4당 위원 중 일부가 불참해 정식으로 열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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