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던 김관영 "해명·숙고 시간 갖겠다"...패스트트랙 속도조절? 명분쌓고 그냥 고?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4.26 13:41 수정 2019.04.26 14:32
전날 사개특위서 사보임된 권은희 "이성 회복하자"
김수민 원내대변인 사퇴...김삼화 수석대변인에 이어 두번째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이었던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로 다른 의원들로 교체한 데 대해 26일 "해명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을 밀어붙이는 것에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파 의원들이 이날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 불신임안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기 위한 마지막 명분쌓기란 관측도 나온다.

25일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와 오신환 의원 등이 사개특위 회의가 진행 중인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안에서 대책을 논의하던 김관영 원내대표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의원들이 모인 소셜미디어 단체창에 올린 메시지에서 "여야 합의문이 당에서 추인됨에 따라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사개특위 두분 의원들에 대해 사보임 조치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사법개혁 의지를 갖고 일해오신 두 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 죄송한 마음이다. 두 분이 느꼈을 실망감을 생각하면 더욱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 다른 의원님들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 당내 선거제도 개혁과 사법제도 개혁 의지를 실천해 오신 여러분들과 좀 더 소통하겠다"고 적었다.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원내대표가 사과를 했다"며 "모두 이성을 회복해서 함께 공수처 수사대상, 조직, 권한에 관한 중요 입법사항에 대해 최소한 한 번은 논의하고,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을 권유드린다"고 했다.

권 의원은 전날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대해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에 범한 죄라면 공소시효가 있는 한 수사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수사대상을 현직인 고위공직자나 퇴직 후 2년 내로 제한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전날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논의가 재개됐는데, 오후 5시 50분에 갑자기 논의 중단을 선언하더니 아직 검토중인 법안을 그냥 합의안으로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일방적인 사·보임이 함께 진행됐다"며 "이성을 상실한 모습이었다"라고 자신이 사보임될 때의 상황을 전했다.

김 원내대표의 사과에 앞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김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상욱 의원 주최 국회 토론회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라,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동료 의원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하며 김 원내대표를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희가 원내대표를 잘못 뽑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그리고 민주당 간에 야합이 있지 않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패스트트랙) 절차 진행이었다"고 했다.

김수민 의원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전날 사퇴한 김삼화 수석대변인에 이어 두번째다. 김 의원은 당 내에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들어 당의 입장을 적어내는 것 역시 제 양심으로 버거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김관영 원내대표님의 사과 문자를 받았다. 10개월여 원내지도부로 함께 해오며 봐왔던 진정성을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당은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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