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년 '어머니 교회'… 노트르담처럼 모두의 가슴에 자리잡길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2019.04.26 03:03

[새문안교회]
새 예배당서 열린 입당감사예배… 교단 인사들 참회·소망 쏟아져

"새문안교회의 새 예배당이 우리 국민과 민족의 가슴속 깊이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이 눈물 흘릴 감격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김명용 장신대 전 총장)

부활절이던 지난 2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새문안교회(이상학 담임목사)는 입구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이 교회가 최근 완공한 여섯 번째 예배당 입당감사예배가 열린 것. 1887년 언더우드(1859~1916) 선교사의 사택에서 시작된 새문안교회는 목사, 장로 등으로 구성된 당회를 갖춘 한국 최초의 조직 교회다. 이 때문에 한국 개신교, 특히 장로교의 '어머니 교회'로 불린다.

지난 21일 오후 새문안교회 입당감사예배에서 참석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1일 오후 새문안교회 입당감사예배에서 참석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이날 예배에서 참석자들은 '어머니 교회'로서 역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른쪽은 신축한 건물의 외관. /김한수 기자·사진가 임준영
이날 감사예배는 '어머니 교회 집들이 잔치'인 셈. 이날 오후 초청 인사들은 철거된 예배당을 재현한 1층 '새문안홀'부터 경사로를 따라 예배당을 둘러봤다. 축사와 격려사를 위해 초청된 인사들도 교단을 망라했다. 교회가 속한 예장통합의 총회장 림형석 목사와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 예장합동 교단의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 감리교 정동제일교회 송기성 목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대한성공회 이경호 주교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잔치'인 만큼 덕담이 넘쳐났지만 덕담 가운데 '뼈'가 있었다. 한국 개신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당부도 많았다. 어머니 교회가 갖는 상징성 때문인 듯했다. 장신대 전 총장 김명용 목사는 새 예배당이 '한국의 노트르담' '한국의 니콜라스 교회'의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노트르담 화재 때 프랑스인들이 가슴 아파하고 재건 성금을 내는 것은 그들 가슴속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새문안교회 새 예배당이 우리 국민과 민족의 가슴속에 깊숙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스 교회는 통일 이전 기도회를 통해 독일 통일의 도화선을 마련한 교회. 김 목사는 "니콜라스 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모퉁이 돌을 어루만지면서 '하나님이 바로 여기서 엄청난 역사를 이룩하셨다'고 되뇌곤 한다"며 "새 예배당에서 21세기 우리 민족을 살리는 엄청난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한다. 민족 통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는 "새 예배당은 가장 오래된 교회의 가장 새로운 예배당"이라며 "가장 오래된 오염되지 않은 복음의 전통을 잘 지키면서, 새 시대에 맞는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 가장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제일교회 송기성 목사는 "새문안교회를 보면 '나이는 거저 먹는 게 아니다'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새 예배당 건물만이 아니라 영성과 신앙생활도 거듭나야 하는 책임감이 새문안교회에 있다"며 "처칠이 '처음엔 사람이 건물을 만들지만, 나중엔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는데, 새 성전을 통해 새 역사를 창조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대전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장로교가 지금은 여러 교단으로 나뉘었지만 한국 장로교의 뿌리인 새문안교회의 새 예배당이 한국 교회 연합과 일치의 상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목사들의 축사와 격려사는 비단 새문안교회뿐만이 아닌 한국 개신교계에 대한 회개와 참회의 목소리였다.

새 예배당 건축을 주도한 이수영 은퇴목사는 "눈에 보이는 예배당은 이제 완공했지만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 이 세상에서 할 일을 온전히 바르게 행하는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학 새문안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도심 선교 센터 역할 ▲10년간 10개 교회 시설 개선, 개척 지원 ▲장학재단 설립 ▲교회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 ▲예산 20% 이상 국내외 취약 계층 지원 등을 약속했다.


조선일보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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