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양광 보조금 중국이 빨아들이고 우리 기업은 파산

입력 2019.04.25 03:18
정부가 탈원전을 한다며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중국산 저가(低價) 제품 공세로 파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부품들은 국산보다 10% 정도 가격이 싸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정부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지급한 보조금은 2조6000억원이었다. 그런데 국내 태양광 사업에 중국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보조금이 중국 업체들에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풍력의 발전 비중은 2017년 1.6%였다. 정부는 태양광·풍력이 주축인 신재생 전력의 비중을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는 30~35%로 늘리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30년대에는 태양광·풍력에 쏟아붓는 보조금이 1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보조금 잔치'를 벌이고 한국 기업은 시장에서 밀려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과거 독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원전을 버리고 값비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발상은 애초 무리였다. 작년 서울시민들이 쓴 가정용 전력 1만4000GWh(기가와트시)를 조달하려면 원전은 2GW 규모 설비만 갖추면 된다. 태양광은 하루 3~4시간만 가동할 수 있어 10GW 이상 설비가 필요하다. 같은 설비 용량의 원전을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면 20배 넘는 부지가 필요하다. 가동 효율까지 감안하면 원전보다 100배 넘는 토지가 있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숲을 베어내야 할 것이다.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곳 실권자가 한국의 UAE 원전 건설 사업을 거론하면서 "우리도 원전을 짓고 싶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도 참여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작년 11월 체코에서도 한국 원전을 세일즈했었다. 이렇게 한국 원전을 부러워하는 외국이 정작 한국 정부는 태양광·풍력에 매달리면서 원전을 없애려 하는 것을 안다면 그걸 이해할 수 있겠는가.


조선일보 A39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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