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임환자, 10년새 3배로 늘었다

홍준기 기자
입력 2019.04.24 03:01

작년 7만명 진단… 매년 증가세… 晩婚·환경호르몬 노출 등 원인
미혼 남성 병원찾는 경우도 늘어

김모(38)씨는 결혼 후 2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아 최근 아내와 병원을 찾았다가 난임 진단을 받았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어 몰랐지만 김씨에게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이 있었다. 고환 주위 정맥 혈관이 부풀어 온도가 오르면서 열에 약한 정자의 수가 줄어들거나 운동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해도 1년 넘게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난임이라고 한다.

김씨처럼 난임 진단을 받은 남성이 10년 새 2.5배가 됐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8년 2만6682명에서 2018년 6만7270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여성 난임 진단은 2015년 16만292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3만5268명까지 줄었다.

남성 난임 증가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만혼'을 먼저 지목한다. 1990년 27.8세이던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003년 30.1세로 30세를 넘겼고, 지난해엔 33.2세까지 높아졌다. 최영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남성은 보통 40대 중반까지 생식 능력이 유지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환경 호르몬 노출과 과도한 스트레스도 남성 난임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진 측면도 있다. 최근엔 미혼 남성들도 "내 정자 수나 상태가 괜찮은지 알고 싶다"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난임의 원인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에게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는 것이다.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인공수정·체외수정 등을 하는 단계에 가서야 '난임 원인이 남자 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최근에는 남자들도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6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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