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영원한 동지였던 아버지 품으로

김경필 기자
입력 2019.04.22 03:00

민주화 운동·수감·의원 3차례… 파킨슨병 앓다가 71세로 별세
靑비서실장·與野의원들 조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제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홍일(71) 전 의원이 20일 별세했다. 파킨슨병이 있던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홍일(왼쪽) 전 의원이 1997년 9월 자택에서 부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조선일보DB
김 전 의원은 DJ의 '민주화 동지'로 불렸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수감됐다. 동교동계 인사는 "부자가 함께 수감됐을 때도 DJ에게 문안 편지를 보내는 등 효성이 지극했다"고 했다. 1996년 전남 목포·신안갑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파킨슨병이 악화하면서 혼자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졌다. 2006년에는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대가로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잃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당시 DJ가 '홍일이가 유죄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건강을 회복해) 걸어가는 모습을 봤으면 원이 없겠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엄혹했던 시절 고인은 우리의 표상이 됐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DJ의 아들이자 동지로 민주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분"이라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DJ는 정치 보복을 하지 않으신 분"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고인이 당했던 수난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독재' 유지를 위해 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의 이름을 떠올린다"고 썼다. 김 전 의원은 5·18민주묘지 안장 대상자이지만 2006년 유죄 판결 때문에 보훈처가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족들은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인 이희호(97) 여사의 건강을 염려해 김 전 의원 별세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A5면
헬스조선 상례서비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