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정권세력, 거대방송 장악… 정부 비판통로 거의 막혔다"

구본우 기자
입력 2019.04.20 03:17

'공정언론' 내건 미디어연대 1주년

이인호 교수, 김상겸 교수

"거대 방송사나 언론 매체는 노사 양쪽 모두 친정권 성향 세력에 장악돼 있어 정부가 하는 일에 비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력은 우리나라에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KBS 이사장을 지낸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19일 오전 서울 관훈동에서 열린 '미디어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현재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통로는 거의 봉쇄당했다"며 "과거 군사정권하에서도 언론계와 지식인들 사이에 언론 탄압에 저항하는 의식이 퍼져 있었으나 지금은 맞서 싸울 만한 힘 자체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다.

'위협받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고, 이 교수와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가 토론, 김원태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김상겸 교수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진영 논리에 따라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인호 교수는 "'적폐 청산'이니 '반민족 친일 청산'이니 하는 명분 아래 반공과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로서 대한민국이 공격당하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는 세력은 의견을 표출하는 통로마저 차단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언론인과 학자들이 참여해 작년 4월 설립한 미디어연대는 창립선언문에서 "권력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반대쪽에는 모질게 대하는 우리 언론의 추악한 현실에 저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정책 토론회를 10차례 개최했고, '공공기관 채용 비리 덮는 반(反)국민적 KBS의 <방탄 보도>를 규탄한다' '댓글 조작 유죄판결과 정권·포털의 치명적 책임' 등 언론현안마다 성명서를 통해 목소리를 내왔다. 조맹기 서강대 언론정보대학원 명예교수,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을 지낸 이석우 동국대 객원교수, 황우섭 KBS 이사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동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념식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전 국무총리는 격려사에서 "북핵에 대한 문 정부의 국가 수호 의지,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정책 등 실정을 지적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을 정권의 홍보 나팔수로 만들어 국민의 눈과 귀를 시대착오적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는 현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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