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대법원 이어 헌재까지 장악… "주류세력 교체" 완결판

김동하 기자 원선우 기자
입력 2019.04.20 03:00 수정 2019.04.20 05:14

文대통령, 대선前 "낡은 체제 청산 후 새 체제로 교체 필요" 강조
교체된 대법관 9명 중 5명 진보성향… 선관위엔 親文 상임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대담집을 통해 "가장 강렬하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정치의 주류 세력 교체"라며 "낡은 체제에 대한 대청산 이후 새로운 체제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19일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을 두고 "'주류 세력 교체'의 완결판"이란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23개월 동안 전방위로 '적폐 청산'을 밀어붙이는 동안 정부와 그 산하단체, 입법부, 법원과 헌재 등 사법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중앙선관위 등 국가기관 전반에 '코드·진보' 인사들이 포진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진영이 저항 한번 제대로 못 하는 사이 문 대통령 의도가 완벽하게 실현됐다"고 했다.

현 정부 내각은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주축이다. 초대 내각은 전체 17개 부처 장관 중 13명이 '캠코더'였다. 현 정부 들어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하면 18개 부처 중 14명으로 늘어난다. 문 대통령이 대선 전 약속했던 '통합 내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2차 개각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18개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 39명 중 33명이 민주당 보좌진 등 '캠코더' 출신으로 나타났다. 각종 산하기관 역시 낙하산 인사가 반복돼 정부 말단까지 '캠코더' 인사들이 장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부(국회)는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손잡은 범여권 연대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128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 민중당 1명에 문희상 국회의장 등 여권 성향 무소속 4명을 포함하면 153명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내 '호남신당파' 4명을 더하면 157명이 된다. 야당 관계자는 "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을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이 없었으면 여당은 필요한 법안들을 밀어붙여 모조리 통과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사법부도 이념적 색채가 짙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법관 14명(대법원장 포함) 중 9명이 교체됐는데 그중 5명이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이었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던 김명수 대법원장도 문 대통령이 임명했다. 남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4명의 대법관이 추가로 바뀔 예정인데 진보 색채가 더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방 권력도 여권이 압도하고 있다.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중 민주당 출신이 14명 당선됐다. 17개 광역의회 의장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은 최근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약 130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을 건의하자 "내년도 예산안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17개 광역 시·도 교육감 중 14명이 친(親)전교조 성향의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된다. 이 중 10명은 전교조 위원장이나 지부장을 지낸 전교조 출신이다. 법외노조 상태인 전교조는 정부에 법외노조 취소와 해직 교사 복직 등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내년 4·15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에선 벌써 "선관위가 정권에 장악당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의 대선 백서에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을 올린 조해주 후보자가 중립성 논란에 휘말렸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선관위 서열 2위인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까지 여권이 장악하는 형태가 되면서 삼권분립이 크게 위협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왔다"고 했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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