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前시장 동생 수사한 울산 경찰관 구속

울산=김주영 기자
입력 2019.04.20 03:00

업자 청탁 받고 압박한 혐의… 선거前 표적수사 논란 커져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로 번질 듯

검찰이 19일 작년 6월 지방 선거 직전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을 수사했던 경찰 수사관 성모(49)씨를 구속했다. 당시 김 전 시장 측의 비리 수사를 맡은 경찰이 비리를 저지르며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경찰이 '김기현 낙마용(用)' 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재점화 되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안복열 울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피의자(성씨)에 대한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사안의 성격, 피의자 지위와 관련자 관계 등에 비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울산지검은 지난 17일 강요미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성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작년 3월 16일 울산시장 비서실 등 시청 사무실 5곳을 압수 수색하면서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은 현역이던 김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공천을 받은 날이었고,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

경찰은 김 전 시장 동생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벌였다. 동생 혐의는 변호사법 위반이었다.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 계약을 특정업체에 몰아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기로 한 의혹이 있다는 고소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맡아 수사한 경찰이 이날 구속된 성씨였다. 그런데 지난 3월 김 전 시장은 물론 그의 동생 사건 역시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다. 검찰은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뜻이었다.

이후 검찰은 성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 성씨가 김 전 시장 측 인사에게 협박했다는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것이었다. 검찰은 이달 9일 성씨가 근무하는 울산지방경찰청 112상황실과 이전 근무 부서인 지능범죄수사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이어 지난 11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성씨를 소환 조사하고 그의 동료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성씨가 2015년 3월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형을 찾아가 특정 업체에 아파트 건설 계약을 주라고 압박하고(강요미수) 이에 대한 울산시청의 움직임을 업자에게 누설한 혐의(비밀누설)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비서실장의 형은 고소장 등에서 "당시 성씨는 건설업자 청탁을 받고 나를 찾아온 것"이라면서 "업자 청탁으로 협박이나 일삼던 경찰관이 도리어 같은 사건을 수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사를 지휘했던 당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이날 본지에 "의도적이고 명백한 표적 공작 수사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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