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입] 내년 총선은 박근혜·문재인·차기대통령 三巴戰

김광일 논설위원
입력 2019.04.19 18:59

총선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에 "선거를 지면 다 죽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내년 총선이 문재인 정권의 하반기 명운을 가른다. 민주당은 벌써 총선공천제도 기획단을 꾸렸다. 자유한국당도 전국 단위 조직 정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총선은 그들이 치르는 게 아니다. 총선은 박근혜, 문재인, 그리고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 이렇게 삼파전(三巴戰)이라고 봐야 한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문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 검찰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날 경우 행동반경은 병원 안으로 제한되겠지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아우라와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는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다. 내년 총선까지 박 대통령은 그야말로 정치적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그 병원은 일종의 ‘순례 성지(聖地)’가 될 것이다. 병원 부근은 매일 태극기 물결로 뒤덮일 것이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더라도 박 대통령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 메시지 정치를 할 수도 없고, 접견하는 인사도 제한될 것이다. 그러나 변호인을 통해서 매일 박 대통령의 뜻이 밖으로 전달될 가능성은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그리고 대한애국당과 재야 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도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일단 딜레마에 빠졌다. 검찰을 통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풀어줄 것인가 말 것인가. 일단 민주당은 "격렬하게 반대"하는 모양새로 첫 반응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속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병세를 이렇게 전했다. "(경추·요추 디스크 증세로) 불에 덴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 한 통증,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못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정치적·법리적 판단을 떠나서 인도주의적 인권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감옥에 들어갔던 전직 대통령 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오랫동안 철창에 갇혀 있다. 이달 들어 박 대통령은 감옥살이가 2년 한 달째 접어들면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보다 더 오래 감옥에 있게 된다. 따라서 "불에 덴 것 같고, 칼로 베이는 것" 같은 고통은, 박 전 대통령의 통증이면서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통증이 돼버릴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형 집행정지로 석방될 경우 오히려 보수 세력이 분열될 수도 있다. 친박 진영의 결집력이 폭발적으로 강해질수록 비박과 중립 지대는 원심력이 생긴 듯 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박근혜 석방과 보수 진영의 분열 효과’, 여기까지도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은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 현직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내년 총선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 유지된다면 민주당이 유리하고, 30%대로 떨어지면 여야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전국 평균을 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간신히 웃돌고 있지만, 지역별로 보면 사정은 훨씬 안 좋다. 서울과 부산·경남은 30%대로 내려와 있고, 대구·경북은 20%대로 떨어져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내년 총선은 이미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은 지난 2월부터 전국 17개 시·도가 요청한 410개 개발 사업에 모두 134조원 세금을 퍼붓겠다고 하고 있다. 모두 선거용이라고 봐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 빈 호주머니를 국가가 채워줘야 한다"는 말을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다.

총선 삼파전에서 세 번째 요소는 차기 대권 주자다. 총선 정국에서 여야 어느 쪽이 더 강력한 대선 주자를 선보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유권자들은 총선을 치를 때도 차기 권력에 대한 ‘희망 투표’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누가 총선을 지휘하느냐, 그 총 사령관이 누구냐에 따라 총선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의 여신’ 소리를 들으면서 땅에 쓰러진 보수 세력을 일으켜 세웠던 기록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 대선 후보 중에 누가 선거를 지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여권에서는 이낙연 총리, 유시민, 조국, 이런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현재로서는 황교안 대표다. 이낙연과 황교안이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사실상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빅매치’를 벌일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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