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통령 통역한 배우 박선영 남편… 외교관 버리고 SK행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4.19 15:12 수정 2019.04.19 16:47
2011년 10월 12일 오후 미국 워싱턴의 한식당 '우래옥'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은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편에 앉아있는 김일범 외교부 북미국 북미2과장./조선일보 DB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통역관'을 했던 김일범(45·외무고시 33기) 외교부 북미2과장이 최근 사표를 내고 대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김 과장이 최근 사표를 냈으며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김 과장은 지난 1999년 외무고시 2부(외국어 능통자 전형)에 수석 합격해 외교부에 들어왔다. 사무관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이후 외교부 UN대표부, 주미대사관 1등 서기관을 거치며 미국통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작년 2월부터 ‘외교부의 꽃’이라는 북미국에서 북미2과장을 맡았다. 싱가포르·덴마크 대사를 지낸 김세택씨가 아버지다. 김 과장 아내는 배우 박선영씨다. 김 과장은 곧 SK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북미 사업전략 업무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의 사직에 대해 외교부 내에선 "개인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과장이 오래 전부터 이직을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잦은 해외 근무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고 전해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외교관으로서 미래가 촉망받던 김 과장의 갑작스런 사직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현 정권 출범 후 외교부의 위상 하락을 보여주는 것이란 말도 나왔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는 외교부 보안 조사를 10차례 넘게 진행했다. 작년 말엔 서기관·사무관 등의 개인 휴대폰까지 걷어가기도 했다. 2017년 말에는 청와대 특감반이 간부 10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기도 했다. 이후 외교 당국자들은 취재진들의 전화를 기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로 취급하는 이전 정권에서 주요 직위를 맡았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고위직 외교관도 한둘이 아니다. 청와대가 비핵화 협상을 주도해 외교부 역할과 위상이 축소되면서 외교관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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