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지성 넘었네

정병선 기자
입력 2019.04.19 03:53

박지성, 2009년 챔스 결승전 출전… 손흥민은 한국인 2번째 결승 도전
"孫은 스트라이커로 팀 승패 좌우, 朴과 비교를 넘어 세계 최고 선수"

손흥민에 앞서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한국 선수들이 있다. 2004~2005시즌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소속이었던 박지성과 이영표. 이들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았다. 박지성은 당시 AC밀란(이탈리아)과 벌인 4강 2차전에서 골까지 기록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시절이던 2009년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험했다. 당시 맨유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에 져 준우승했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 재격돌한 2011년 결승전에도 풀타임 출전했지만 우승은 놓쳤다. 그는 맨유가 우승했던 2008년엔 4강전까지는 뛰었지만 결승엔 결장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4강에 안착한 세 번째 한국 선수다. 그의 여정은 박지성이 에인트호번 소속으로 팀을 4강으로 견인했던 2005년과 닮은 꼴이다. 잉글랜드에서도 아직 '빅클럽'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토트넘을 이끌고 새로운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8강 홈 1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넣었고, 원정 2차전에서도 2골을 넣었다. 팀이 8강 2경기에서 올린 4골 중 3골을 혼자 해결했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가 1992~1993시즌 지금의 체제로 재편되고 나서 처음 준결승에 올랐다. 1961~1962시즌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로피언컵에서 4강에 진출한 경험을 포함하더라도 57년 만의 쾌거다. 당시 토트넘은 에우제비오가 버틴 벤피카(포르투갈)에 져 결승행이 무산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4강행을 결정짓자 손흥민을 껴안고 볼에 뽀뽀를 했다. 그는 손흥민의 기량에 대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놀라며 "챔피언스리그 4강은 내 감독 경력 중 가장 중요하면서 최고의 순간 중 하나"라며 흥분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손흥민(공격수)과 박지성(미드필더)은 포지션과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손흥민이 팀의 주전이자 스트라이커로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좀 더 돋보인다"라면서 "손흥민이 박지성, 차범근을 넘어서는 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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