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력시위 재개 김정은 "폼페이오 빠져라", 드러나는 北의 민낯

입력 2019.04.19 03:18
김정은이 17일 5개월 만에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참관하고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 했다. 전날엔 공군부대를 찾았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담이 결렬된 뒤 낮은 강도이지만 노골적으로 군사 시위에 나선 것이다. 김정은은 며칠 전엔 미국이 '완전한 북핵 폐기'를 계속 요구하면 "가까스로 멈춰놓은 조·미(미·북) 대결의 초침"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당신도 곤란해질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는 최근 있은 국군 육해공 합동상륙훈련과 지난 3월 미 태평양해병부대의 한국 전개 훈련을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남측이 군사 분야 합의서를 이행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했다. 자신들은 대놓고 도발 위협을 하면서 한국을 향해선 늘 해온 통상 훈련마저 시비를 건다.

북한 외무성은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 상대로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 "판이 지저분하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1차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는 볼턴 미 안보보좌관을 겨냥해 "우리는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빠지라고 요구하더니 이번엔 폼페이오 국무장관마저 상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기쁘게 생각하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김정은은 북핵 문제에 밝은 폼페이오나 볼턴을 제치고, 구체적 사안을 모르고 정치적 업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상대해 비핵화 사기극을 완결시키려 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제 "뭐 하러 핵을 끌어안고 어렵게 살겠느냐" "내 자식들이 핵을 지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 같은 입에 발린 말조차 않는다. 지난 한 해 썼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남쪽엔 윽박지르고 미국엔 위협하는 진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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