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이아의 80% 제 손을 거쳐갑니다"

최보윤 기자
입력 2019.04.16 03:01

벨기에 왕실 직속 공기관 'AWDC' 대표 아리 엡스타인

/골든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앤트워프. 바로크 시대의 회화 거장 루벤스의 고향이자, 1990년대 패션계를 뒤흔든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 드리스 반 노튼 등을 배출한 예술과 패션의 도시다. 그러나 앤트워프와 동의어는 따로 있다. 바로 다이아몬드다.

"전 세계 유통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86%는 앤트워프에서 거래되고, 연마된 다이아몬드의 50%가 앤트워프로 모여 다시 유통됩니다. 1447년 세계 최초로 원석 거래 증빙서가 발견됐으며 이때부터 앤트워프가 '다이아몬드의 수도'로 불리게 된 것이지요."

지난달 28일 벨기에 필리프 국왕과 마틸드 왕비 내외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아리 엡스타인(43·사진) AWDC(앤트워프 세계 다이아몬드 센터) 대표는 "세계적인 왕실 다이아몬드에서부터 티파니 같은 유명 주얼리 회사, 전 세계 크고 작은 매장 어디든 앤트워프를 거친 제품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다이아몬드 하면 떠오르는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도 벨기에 출신 공학자이자 세공가인 마르셀 톨코프스키가 1919년 광채를 극대화하는 58면 커팅 방식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이날 벨기에 IGC 등 연마 회사 3곳과 국내 주얼리 회사 골든 듀가 협력해 선보인 '골든듀' 커팅은 독특한 물방울 모양의 광채를 극대화한 것으로 한국과 유럽 특허를 받았다.

AWDC는 벨기에 다이아몬드 산업을 대표하는 국가 공기관이다. 10년간 수장을 맡은 엡스타인 대표가 하루에 승인하는 다이아몬드 거래 금액만 2억2000만달러(약 2500억원). 그가 지금껏 본 가장 아름다운 작품은 무엇일까. "지난해 앤트워프에 문 연 다이아몬드 박물관 DIVA에서나, 각종 세계적인 경매 등을 통해 희귀하고 값지다는 작품은 수도 없이 봐왔죠.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건 크기나 가격에 상관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가 내린 뒤 무지개가 뜬 도시에서 찬란히 빛을 내던 아주 작은 다이아몬드의 영롱함에 마음을 뺏긴 적 있지요.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기운을 바꿔주는 힘이랄까요." 그러면서 꺼내 든 것이 자신의 명함첩이다. 표면에 깨알 같은 다이아몬드 한 점이 박혀 있었다.


조선일보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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