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사임 계획 밝혀…“중요 결정엔 관여”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4.15 16:44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몇 달 내로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훙하이(鴻海)정밀공업의 자회사인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 업체다. 폭스콘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온 그는 평소 삼성전자를 겨냥해 반한(反韓)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궈 회장은 15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의 행사장에서 이뤄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인재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길을 내주기 위해 앞으로 몇 달 내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 내 중요 의사 결정에는 계속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사에 남아 전략적 결정에는 여전히 관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폭스콘 이사회가 그의 사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2017년 1월 22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회장에서 열린 임직원 음력 송년회에서 2016년 4월 인수한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남민우 기자
일각에서는 궈 회장의 사임 발언을 두고 정계 진출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지난해 말까지도 "여력이 된다면 앞으로 5년은 더 일하고 싶다"며 중화권 현지 언론에 경영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2선 후퇴가 정계 진출과 연관 있을 거라는 추측이다.

궈 회장은 최근 2년간 2020년 대만 총통선거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돼왔다. 대만 최고 갑부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11월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된 국민당 한궈위와 3시간가량 통화하며 대만 IT 산업의 핵심 거점인 가오슝(高雄)에 공장 설립을 논의하기도 했다.

궈 회장은 반한발언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삼성전자를 이겨야 한다며 평소 ‘타도 삼성, 타도 한국’을 입버릇처럼 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과 손잡고 5년 안에 삼성전자를 꺾겠다" "한국인들은 뒤통수를 잘 친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런 반한발언은 궈 회장의 사업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궈 회장은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 폭스콘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업체로 성장시켰다. 그는 미 PC 제조업체인 델, 미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 제품을 대신 조립해주며 덩치를 키워왔다. 지금은 애플 최대 협력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6년 4월에는 100년 역사를 지닌 일본의 IT(정보기술) 업체 샤프까지 인수하며 세계 IT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궈 회장은 2017년 손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공동기금을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폭스콘 미국 공장 설립을 먼저 제안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이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펴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세금 감면과 인센티브 등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미 위스콘신주(州)에 짓기로 한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공장 설립 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대신 연구개발 인력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폭스콘은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궈 회장은 지난달 가오슝에 AI 인재를 모아 세계 최대 AI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5~10년 내 노동자의 80%를 로봇으로 대체해 공장의 무인 자동화를 꾀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폭스콘이 공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잡음도 나왔다. 지난해 6월 국제 노동인권단체는 폭스콘 중국 공장의 노동자들이 성수기에 월 10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2010년 폭스콘 공장 노동자 14명이 과도한 근로에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에도 자살이 끊이질 않아 ‘자살 공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 때문에 폭스콘은 공장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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