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9·11 발언’ 두고 이제는 펠로시·백악관 설전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4.15 15:13
미국의 무슬림 여성 민주당 하원 의원 일한 오마르의 9·11 테러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마르 공격 영상’으로 14일(현지 시각)까지도 미 워싱턴 정가에 후폭풍이 거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마르 의원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영상을 올린 게 아니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당장 영상을 내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린 절대 잊지 않는다!"라는 글과 9·11테러를 보도한 영상, 오마르 의원의 연설을 교차 편집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커졌다.

미국의 무슬림 여성 민주당 하원 의원 일한 오마르가 2019년 3월 23일 미 캘리포니아 우드랜드 힐스에서 열린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오마르 의원 연설 영상은 오마르 의원이 지난달 23일 캘리포니아주(州) 우드랜드 힐스에서 열린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행사에서 9·11 테러를 두고 한 발언을 담았다. 그는 당시 "우리(무슬림)는 오랫동안 이류시민이라는 불편함을 안고 살아왔다. 이 나라(미국)의 모든 무슬림은 이를 지겨워해야 한다"며 "9·11 이후 CAIR이 설립됐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했고(Some people did something) 우리의 자유가 제한되기 시작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11 테러를 ‘어떤 사람들이 한 무슨 일’이라고 표현한 게 문제가 됐다. 2011년 9월 11일 발생해 2977명이 사망한 9·11 테러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미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등에 동시다발로 항공기 자살 테러 공격을 가한 사건이다.

오마르 의원은 1994년 설립된 CAIR이 9·11 사건 이후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해져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맥락으로 9·11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나 호주의 반(反)이슬람 정치인 무하마드 타위디가 지난 9일 트위터에 "오마르는 9·11을 테러로 보지 않고 ‘어떤 사람들이 한 무슨 일’이라고 한다"고 지적했고 미 보수 진영은 오마르 의원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오마르 의원의 발언 동영상을 올리며 공격에 가담한 것이다. 그는 당시 동영상을 올린 트윗을 상단 게시물로 고정하면서 강조하기까지 했다. 현재는 게시물을 지우진 않고 상단 고정만 푼 상태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14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말은 엄청난 무게가 있다. 혐오를 조장하고 선동적인 레토릭(수사)은 심각한 위험을 낳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고 위험한 영상을 즉각 내려라"고 항의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방어하기 바빴다. 펠로시 의장 성명이 나오기 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 ABC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틀림없이 악의가 있었던 게 아니며 누구에게도 폭력이 가해지길 바랐던 게 아니다"라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오마르 의원의 발언은 잘못됐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오마르 의원의 발언은) 불경하고 부적절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마르 의원이)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계속해온 일이 있다는 점에서 지적한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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