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마의 연결 시대, 부산에서 펼쳐지다 ‘Thing+Think'

김지수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9.04.15 11:15 수정 2019.04.15 11:19
작가 한젬마의 주제, ‘초연결' 시대의 화두와 꼭 맞아
경첩, 못, 단추, 지퍼… ‘컬러풀한 매개 고리’의 향연
8월 25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어린이미술관에서 펼쳐져

10대 소녀를 둔 엄마이기도 한 한젬마가 자신의 모든 콘텐츠를 아낌없이 쏟아내 다이내믹하고 생생한 ‘관계의 파티'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젬마는 ‘인터미디언'이라는 타이틀로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잇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연결자'로서 그의 정체성은 그가 작업을 시작한 2000년대 초보다 어쩌면 ‘초연결' 시대의 중흥기를 이루고 있는 지금 더 각광받는 주제일 지도 모른다. 가장 핫한 주제를 선점한 작가적 예지력보다 놀라운 것은 그가 추구하는 연결과 관계라는 작가적 관심사가 그녀의 삶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업 세계에서도 일관하게 구현된다는 것이다.

앞뒤가 맞는 사람, 전후의 맥락이 읽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 일인가. 작업실에서 지퍼, 단추, 못, 경첩 심지어 ‘한국산’ 이태리타월을 이어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유쾌한 열정은 예컨대 코트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전도유망한 중소기업과 가난한 미술 작가를 이어 ‘한류 디자인 수출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로 확장되는 식이다.

4월 5일부터 8월 25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어린이미술관에서 펼쳐지는 한젬마의 관계요리 전시.
단추와 단춧구멍이 만나 외투가 여며지고, 열쇠와 자물쇠가 만나 문이 열리고 닫히듯… 한젬마는 스스로가 가장 매끄러운 단추가 되거나 단단한 경첩이 되어 이쪽과 저쪽으로 구별되어 만나지 못할 범주, 부서질 법한 관계들을 회복시키고 융합시켜왔다. 생각해보면 한젬마의 베스트셀러인 ‘그림 읽어주는 여자'나 ‘그림 엄마'도 어색하게 거리를 두고 쭈뼛거리던 그림과 사람, 그림과 엄마를 씩씩하게 이어주는 일이었으니, 그의 삶 자체가 ‘연결’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형상화한 지속적인 퍼포먼스라 할 만하다.

그런 한젬마가 부산시립미술관 어린이미술관에서 ‘Thing+Think_한젬마의 관계요리’ 전을 개최한다. 10대 소녀를 둔 엄마이기도 한 그녀가 자신의 모든 콘텐츠를 아낌없이 쏟아내 다이내믹하고 생생한 ‘관계의 파티'로 우리를 안내한다. 지퍼로 캔버스에 길을 내는 지퍼 작품, 클립으로 쌓은 컬러풀한 소품은 동심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녹슨 못으로 조형된 선인장이나 못사람은 얼기설기 어울려 녹슨 ‘군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어른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4개의 공간에서 Thing+Think(팅팅) 1.2.3.4.로 구분하여 ‘관찰하기’, ‘상상하기’, ‘실험하기’, ‘함께하기’라는 일련의 순서로 구성된다. 전시 기간동안 한젬마가 직접 그림을 읽어주고 아이와 가족이 함께 그림 요리를 하는 ‘관계요리포차'도 열린다. 특히 5월 3일과 4일, 양일간은 ‘일상생각비틀기’라는 미술교육특강이, 8월 여름방학에는 온종일 프로그램으로 ‘팅팅그림요리캠프’가 운영될 예정이니 홈페이지에 신청해두면 좋다. 전시는 4월 5일부터 시작해 8월 25일까지 이어진다. 해당 기간 부산을 방문한다면 여행 일정에 경쾌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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