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연극 '7번국도'

뉴시스
입력 2019.04.15 07:19
연극 '7번 국도'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에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 온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올해 시즌 프로그램 개막작으로 17~28일 공연하는 '7번국도'다.

구자혜 연출이 이끄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공동 제작했다. 극작가 또는 지망생의 미발표 창작희곡을 대상으로 하는 상시 투고 시스템 '초고를 부탁해'(2017) 선정적이다. 작년 미완성의 희곡을 개발해가는 낭독공연 '서치라이트'를 거쳐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의 한 자리를 꿰찼다.

'삼성 백혈병 사건'과 '군 의문사'를 다룬다. 강원도 속초 7번국도 위, 동훈의 택시에 군복을 입은 주영이 오른다. 그는 얼마 전 공장에서 일하다 죽은 초등학교 동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 동창생의 죽음을 두고, 주영은 안 좋은 소리만 늘어놓는다. 이 낯선 군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있는 동훈은 바로 그 죽은 초등학교 동창의 엄마다.동훈은 오늘도 경기도 수원의 공장 앞 1인 시위를 위해 집을 나선다. 하지만 남편인 민재는 동훈을 막아서고, 시위에 함께했던 용선은 피켓을 내려놓는다.

5명의 등장인물은 가상이지만 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것들은 현실에 가깝다. 작품은 사건의 무게를 증폭시키거나 삶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인물 사이의 갈등, 충돌, 변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배해률 작가는 "사회적 참사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피해자들이 사회적 영웅으로 부상되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피해자들이 싸우기로 결심하거나 멈추기까지가 더 치열한 싸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 연출은 "이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조용한 싸움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

배 작가의 첫 번째 장막희곡이다. 극작가를 겸하고 있는 구 연출가가 지난해 '사물함'(작 김지현)에 이어 다른 작가와 호흡을 맞춘 두 번째 작품이다.

개막하는 17일과 막을 내리는 28일 공연을 청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와 수어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 프리'로 마련한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석은 모든 회차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공연 개막에 맞춰 희곡집도 발간된다. 배우 권은혜, 박수진, 이리, 전박찬, 최요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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