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법재판관·민정수석 살리려 벌어지는 희극 같은 장면들

입력 2019.04.15 03:19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35억 주식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코미디로 흘러가고 있다. 후보자는 "남편이 다 했다.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책임을 미루고, 남편이 대신 "왜 비난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돌이켜보면 강남에 35억짜리 아파트 하나 갖고 있었으면 이렇게 욕먹지 않았다" "부동산 투자는 불로소득이지만 주식 투자는 윤리적이라 생각했다"는 말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 의원에게 TV 토론까지 제안했다. 시중에선 "차라리 남편을 헌법재판관에 지명하지 그랬냐"는 말까지 나온다. 후보자 남편은 청와대 요구로 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 놓고 조국 민정수석은 뒤에서 그가 올린 글을 한밤중에 카톡으로 퍼 나르기까지 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 주식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알고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제대로 검증한 것 같지도 않다. '불법은 아니었다'는 후보자 말만 대충 듣고 지명했다가 의혹이 커지자 남편 등을 떠민 것은 아닌가. 청와대는 앞서 장관 7명 인사 때도 "다 알았던 내용"이라고 했지만 과기정통부 장관의 부실 학회 참석이 뒤늦게 드러나자 지명을 철회했다.

이 와중에 이미선 후보자는 자기 명의 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한다. 문제 소지를 없앴으니 임명해 달라는 뜻이다. 이 후보자는 판사 때 뇌물을 받았다가 되돌려주면 무죄라고 판결했었나. 이런 사람이 헌법재판관이 돼도 되나.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어차피 주식은 백지신탁하거나 팔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눈가림으로 상황만 모면하려 든다.

이 모두가 이 후보자가 아니라 조 민정수석을 보호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현 정부에서 인사 검증 실패로 중도 사퇴한 차관급 이상 공직자가 10명을 넘어섰고,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경우도 14차례에 달한다. 이렇게 직무를 잘못해도 내년 총선에 꽃가마 태워 내보내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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