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스텔스기 찾아라"… 美, B52 3일간 출동·U2 급파

도쿄=이하원 특파원
입력 2019.04.14 19:14 수정 2019.04.15 02:01

F-35A는 첨단 군사기술 집합체
美 "중·러에 넘어가면 안돼" 긴장

F-35A
일본 항공 자위대가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추락한 아오모리(青森)현의 해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선진 군사 기술의 집합체'인 F-35A가 지난 9일 추락 후, 미국과 일본이 이 기체의 잔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끼어들 우려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항공 자위대 소속의 F-35A가 레이더상에서 사라졌을 때 비상이 걸린 것은 일본뿐만이 아니었다. 주일 미군은 즉각 일본 당국과 함께 사라진 F-35A 추적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미사와(三澤) 기지에서는 초계기를 발진시켰고,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서도 이지스 구축함을 현장으로 보냈다.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 기지에서 B-52 전략 폭격기를, 한국의 오산 기지에서는 U-2 고공정찰기를 현장 해역에 급파했다. 특히 B-52는 9일부터 3일간 사고 해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배치된 미 FA-18 전투기와 KC-130 공중급유기가 야간 훈련 중 접촉사고가 발생, 모두 6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피해는 훨씬 더 컸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수색은 실행하지 않았다.

F-35A 스텔스 전투기의 사상 첫 추락과 조종사 실종은 미국에 있어서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F-35A는 적의 레이더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 임무에도 사용된다. 적국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있는 경우, F-35A를 미리 발진시켜 상공에서 파괴할 수도 있다. 육상 배치형 이지스 시스템보다 효과가 더 확실하다. 군사 대국화에 나선 중국은 스텔스 기능의 '젠-20'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기 시작했지만, 스텔스기 기능은 아직 미국에 비해서는 뒤처진 상태다. 러시아도 F-35A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싶어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과 러시아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미군이 개발한 실물을 입수하는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의 군과 정보 당국이 F-35A가 추락한 해역을 주시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또 미군이 사고 해역에 B-52를 급파한 것은 추락한 기체를 중국, 러시아가 확보하는 것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첨단 정보를 가득 담고 있는 F-35A의 해저 추락은 51년 전에 하와이 인근에서 침몰한 소련 잠수함을 미국이 인양한 사건을 연상시킨다. 1968년 3월 핵미사일을 탑재한 소련군 잠수함 K-129가 하와이 북서쪽에서 폭발한 후 침몰했다. 미군은 해저에 구축한 잠수함 탐지 시스템에서 폭발 소리를 탐지한 후, 정밀 추적을 통해서 침몰한 것을 확인했다. 미국은 해저 4800m에 가라앉아 있는 소련 잠수함을 인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소련을 속이기 위해서 해저 탐사 명목으로 인양선과 수송선을 만든 후, 1974년 8월 잠수함 인양에 성공했다. 미국은 소련 잠수함 인양으로 적국의 핵미사일과 어뢰는 물론 각종 군사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추락 사고가 발생한 아오모리현의 앞바다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해당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과거 미국이 했던 것처럼 자원 탐사를 명목으로 무단 침입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이 F-35A 기체의 잔해 입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F-35A가 추락한 해역은 수심 1500m로 45년 전 미국이 소련 잠수함을 인양했을 때보다 깊지 않다. 더욱이 그때보다 해저 탐사 및 인양 기술이 훨씬 더 발달돼 있어 일단 기체 잔해가 발견되면 인양 작업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A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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