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도네시아 억류 北 선박 석탄, 말레이시아 수출 앞둬…제재 위반 가능성”

김남희 기자
입력 2019.04.13 10:03 수정 2019.04.13 10:20
북한산 석탄을 싣고 1년여간 인도네시아에 억류됐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가 최근 석탄을 내렸으며, 이 석탄은 다른 선박에 실려 말레이시아로 수출될 예정이라고 미국의소리(VOA)가 13일 보도했다. VOA는 "북한산 석탄 수출은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중부 발릭파판 인근 억류 지점인 마카사르 해협에서 예인선에 끌려 수km를 이동했다. 이 선박이 지난해 4월 4일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된 지 1년여 만에 처음 이동한 것이다. 당시 이 선박은 북한 남포항에서 실은 석탄 2만6500톤을 싣고 있었으며 항로를 벗어난 움직임을 이상하게 여긴 인도네시아 해군에 포착돼 조사 끝에 억류됐다. 북한 깃발을 단 이 선박에는 북한인 선원 25명이 타고 있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수km를 이동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석탄을 내렸다. VOA가 입수한 사진을 보면 이 선박과 바지선 사이에 크레인 선박이 붙어 있는데, 이 크레인 선박을 통해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려 있던 석탄 일부가 바지선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 하역 작업은 열흘간 중단됐다가 4월 9일 전후로 재개돼 모든 석탄이 내려졌다. 4월 12일 촬영된 사진에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로 추정되는 선박 위에서 인부들이 청소 등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뒷부분 사진. 2019년 3월 27일 촬영한 왼쪽 사진에선 선박에 실린 석탄 무게 때문에 선박 아랫부분이 물속에 잠겨 있지만, 석탄을 내리고 난 후인 4월 11일 촬영한 오른쪽 사진에는 무게가 가벼워진 배가 떠올라 배 아랫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VOA
한 소식통은 VOA에 "와이즈 어니스트호에서 바지선으로 옮겨진 북한 석탄 2만6500톤은 또 다른 선박으로 옮겨져 출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이 제시한 선박 관련 증권엔 석탄 2만6500톤이 발릭파판 항구에서 실려 말레이시아 파항주 쿠안탄항으로 옮겨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석탄은 베트남 D사가 선주로 있는 선박으로 옮겨졌고 이르면 13~14일 출항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세관은 4월 2일 북한산 석탄의 운송을 허가하는 서류를 발행했다. 인도네시아 세관은 지난해 11월 19일 발릭파판 지방법원이 석탄 판매 허가를 인정한 것을 운송 허가의 근거로 들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국적자인 에코 세티아모코가 올해 2월 19일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려 있는 석탄에 대한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티아모코는 북한산 석탄을 한국 업체에 판매하려고 시도한 브로커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발릭파판 지방법원은 세티아모코가 북한산 석탄의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VOA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린 2만6500톤의 석탄이 압류돼야 한다고 했고 브로커들에게도 이 선박 석탄을 판매하면 안된다고 통지했다"며 "북한산 석탄의 말레이시아 수출은 인도네시아 법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유엔 제재 위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제재 이행 보고서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몰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들을 순차적으로 송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남아 있는 북한인 선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1989년 건조된 2만7000톤급 화물선이다. 평양 조선송이운송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VOA는 선박 업계 관계자를 인용,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노후 선박이지만, 크기가 상당해 고철값만 3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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