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문 근위대' 앞세워 총선 채비

김동하 기자
입력 2019.04.08 03:00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어 백원우 부원장 내정… 투톱 체제 갈듯
黨 홍보위원장에 탁현민 기용 추진, 선거 홍보·전략 강화 나서

양정철, 백원우, 탁현민

더불어민주당이 양정철·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탁현민 전 행정관까지 당직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내년 총선을 '친문(親文) 친위대'를 앞세워 치르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비주류들 사이에선 "보궐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친문 체제 강화는 이해할 수 없다" "공천에서 비문(非文) 쳐내기의 전주곡" 등의 말이 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선거 전략·기획 강화를 위해 민주연구원에 양정철·백원우 전 비서관을 포진시킨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다음 달 중순쯤 일본에서 귀국해 신임 원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백 전 비서관은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연구원 부원장을 맡아 인재 영입을 측면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은 양정철·백원우 '투 톱'으로 치를 것이란 이야기가 당내에 파다하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에는 선거 전략·기획 전문가로 알려진 이철희 의원도 부원장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연구원은 8일 사무실도 여의도 당사로 옮길 예정이다. 그동안은 당사와 떨어진 별도 사무실을 사용해왔다. 당 관계자는 "총선 체제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또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현 대통령 행사 기획 자문위원)에게 당 홍보소통위원장을 맡기는 방안도 이해찬 대표에게 건의됐다"며 "탁 전 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만큼 당의 전략을 홍보에 녹여내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에서 홍보위원장직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이처럼 '친문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는 지난 3일 끝난 보궐선거 결과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의원 선거까지 포함해 5석이 걸린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1석도 건지지 못했고, 단일화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성산에서 500여 표 차로 가까스로 당선됐다. 당 관계자는 "뭔가 변화를 주지 않으면 이대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당 최고위원과 전략기획위원회 등이 초선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선거 홍보나 전략·기획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선 승리 경험이 있는 친문 핵심들을 전선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친문 친위대'가 전면 배치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문 측 한 인사는 "여당이 앞장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민심 풍향계가 되는 수도권에서의 중진 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여기에 청와대 복귀 인사들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현역 배제 명단이 늘어날 수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등은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다. 정태호 일자리수석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양정철·백원우 전 비서관도 이번에 당직을 맡은 것이 출마로 연결되는 수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 반발도 만만찮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공천을 구축하려는 상황에서 '친문' 등 계파 색채가 짙어지는 것은 악재"라며 "탁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서도 논란이 됐는데 굳이 당에서 끌어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비문 중진 의원은 "친문이 전면에 나서 공천 칼질을 하는 순간 총선은 필패"라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1년 뒤엔 오히려 친문 간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을 보면 친문 드라이브의 가속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년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가깝고 친문 주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의원은 '86그룹'과 김근태 전 의원과 가까운 '민평련', 친문 일부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고, 노웅래 의원은 주로 '비문' 그룹이 지지층이다.


조선일보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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