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팩트를 찾고 팩트는 플라스틱 산을 움직였다

입력 2019.04.08 03:00 수정 2019.05.10 10:51

일회용품 줄이기 사회적 공감 이끈 김효인 기자

밖에 내놓기만 하면 어디론가 사라져 조용히 처리되는 게 '재활용 폐기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4월, 갑자기 쓰레기가 사라지지 않고 아파트 앞에 쌓여갔습니다. 재활용 업체들은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니 더 이상 수지가 안 맞는다"고 버텼습니다. 주민들은 애가 타는데, 지자체는 왜 이런 일이 터졌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팔짱을 꼈습니다.

문제를 파악하려면 재활용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직접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찾은 재활용품 선별장은 상상 이상으로 규모가 컸습니다. 매일 10여t씩 재활용 쓰레기가 밀려들어 아무리 작업해도 늘 그만큼 새로 쌓인다고 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더미를 뒤지자 곧 문제가 보였습니다. 씻지 않고 그대로 버린 병에서 막걸리가 흘러 바지를 적시고, 철·플라스틱·비닐이 섞인 장난감 자동차는 아무리 애를 써도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깨끗한 분리 배출이 필요하다는 것, 근본적으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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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운호 기자

이를 계기로 저희는 '환경이 생명입니다' 시리즈를 보도했습니다. 생산·소비·처리 모든 단계에서 일회용품을 근본적으로 줄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리즈를 연재한 지난해 커피 전문점·패스트푸드점에서 머그컵 등 일반컵 사용률이 81%까지 올라갔습니다. 대형 마트에서는 비닐사용량을 40% 감축했습니다. 취재팀은 올해 3월 제13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언론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2018년 5월 7일자 1면(환경이 생명입니다 시리즈)

조선일보는 그동안 '쓰레기를 줄입시다' '샛강을 살립시다' '망가지는 국토' 등 환경 시리즈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앞으로도 환경 문제의 현장에서 독자들께 생생한 기사를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회정책부 환경 담당 김효인 기자]

2011년 11월 입사해 사회부·디지털뉴스부·국제부 등을 거쳐 사회정책부에서 근무 중입니다. '작은 결혼식' 기획팀에서 기획 기사 쓰는 법을 배우고 '저유가 충격 러시아' 등의 시리즈 기사를 썼습니다. 지금은 환경부를 출입하며 '환경이 생명입니다' '미세 먼지 재앙… 마음껏 숨쉬고 싶다' 기획 시리즈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생활과 밀접한 환경 문제를 독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게 신조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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