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오전 9시서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라고?...중국 ‘반(反) 996 운동’ 확산

장우정 기자
입력 2019.04.07 06:00
"‘996룰’을 계속 따르다간 중환자실에 갈 판이다."

"오전 9시까지 출근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집에서 나와야 한다. 너무너무 지친다. 그런데 불평하면 회사는 그만두고 딴 데 알아보라고 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하는 이른바 ‘996’ 업무제를 최초로 도입한 곳이다. /블룸버그
최근 중국 주요 기술기업에 일하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반(反) 996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반 996 운동은 주요 기술기업들이 엔지니어들의 업무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주당 72시간씩 일하도록 한 것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중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씩, 주당 44시간이다. 노사 합의에 따라 하루 3시간, 한 달 36시간 이내에서 연장 근로가 가능한데, 주 기준으로 환산해도 한국(주 52시간)과 비슷한 53시간 정도다. 기술기업 엔지니어들이 한 주에 무려 19시간을 의무적으로 초과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초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 창업자인 마이클 모리츠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니저급은 아침 8시면 나와 밤 10시까지 떠나지 않는다. 오전 10시 출근하는 엔지니어들은 자정이 돼야 퇴근한다. 회사가 주말 일정을 잡아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닷컴이 1996년 처음 도입한 996룰은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동영상 앱 ‘틱톡’을 만든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앞다퉈 적용할 만큼 ‘폭발적 성장의 핵심 비결’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중국 인터넷기업에서 근무하던 젊은 엔지니어들이 근무하다가 급사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유도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이 996룰이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BBC 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세계 최대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서 16만명이 반 996 운동에 관한 글을 읽는 등 엔지니어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서도 반 996 운동은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해당 기업들이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임금 삭감이나 구조조정 등을 하는 데서 나아가 ‘996룰’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두게 하는 꼼수로 활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 996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힌 한 중국 스타트업 창업자는 외신에 "이번 운동을 계기로 기술기업 엔지니어들의 업무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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