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이해찬이 유세하면 표 도망' 글 공유…무슨 의도?

김명지 기자
입력 2019.04.05 17:10 수정 2019.04.05 22:49
"그가 유세차에 더 오를수록 표는 더 도망간다. 그의 유세는 그대로 이적(利敵⋅적을 이롭게 한다)이 된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연합뉴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담긴 '민주당의 예정된 완패, 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손 의원은 지인이 쓴 이 글을 공유하면서 "다음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글 내용에 동의한다"고 했다.

손 의원이 공유한 이 글에선 "2016년 총선에서는 김종인(당시 민주당 대표)이 후보들에게 기피대상이었는데, 이해찬 대표는 더하다"고 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최악이 아닌 차악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행보는 그 뒤로 완전 꼰대였다"며 "대중을 흡인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경륜이 뛰어나더라도, 현실 정치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찬은 더 이상 민주당에게 기둥이나 바퀴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손 의원은 이 글을 소개하며 "다른 것은 모르겠고 다음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이 선생(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영⋅고성 선거가 단적인 사례"라며 "어려운 곳인줄 이미 알고 있었다면 후보 좀 일찍 정해주고 더 전략적으로 당에서 전력투구해 줄 수는 없었는지요?"라고 했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4⋅3 보궐선거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통영⋅고성 선거구에 양문석 후보를 공천했지만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에 20%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패했다.

손 의원이 지인의 글을 공유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이 대표가 차기 총선을 지휘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어서 민주당 내에선 그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손 의원은 지난 2016년 김종인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공천에 탈락한 이해찬 대표를 언급하며 "당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라고 했었다. 그랬던 손 의원이 ‘이해찬 퇴장론’으로 읽힐 수 있는 글을 자기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이다.더구나 손 의원은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면서 지난 1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손 의원은 여전히 친문(親文) 핵심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탈당 선언을 할 때 ‘친문 핵심’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석한 것을 두고도 손 의원이 여권 내 친문 그룹에서 갖는 정치적 위상을 보여준 것이란 말이 나왔다. 더구나 그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해소한 뒤에는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전당대회 때 김진표⋅송영길 의원과 대결했다. 세 사람 다 범(汎)친문으로 꼽히지만 이 대표는 ‘친노(親盧) 핵심’으로 꼽혀온 인물이고, 당시 친문 진영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김진표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다가 당으로 돌아온 임종석 전 의원 등 신(新)친문 그룹이 당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이 대표와 긴장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당내에서 나온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이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손 의원이 공유한 페이스북 글은 4⋅3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내년 총선 전략과 관련해 여권 핵심부 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여권 관계자는 "손 의원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여권 핵심부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그냥 선거 결과에 아쉬운 나머지 한 말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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