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출신이 총선 나가려 그만둔 '연봉 3억 상임감사'… 노무현 비서관 내정했다가, 돌연 文대통령 후배로 변경

임경업 기자
입력 2019.03.26 03:03

건설조합, 오늘 배갑상씨 인선 의결
崔씨 "이 정권 인사가 이 모양이니 환경장관이 감옥 갈 위기 처한 것"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로 내정된 배갑상(왼쪽) 전 문재인 대선 후보 부산선대위 본부장이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배갑상 씨 페이스북
대표적 '캠코더' 낙하산 인사(人事)로 지목됐던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가 물러난 자리에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5만여 전문 건설사에 보증·융자·어음 할인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 사업을 수행하는 민간 기관이지만 국토교통부의 인가·감독을 받는다. 상임감사는 연 수입이 2억7000여만원에 달해 정권 실세들이 눈독을 들이는 '숨은 알짜' 자리로 알려져 있다.

지난 1년 동안 조합 상임감사를 맡았던 이상호씨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핵심 출신으로, 건설과 감사 관련 경력이 전무해 비판을 받았다. 이씨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임하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선임행정관, 인사제도비서관 등을 지낸 최광웅 조합 운영위원이 차기 상임감사로 내정됐다. 최씨는 F모 자산운용사 사외이사를 3년,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을 1년간 지내 그나마 전문성이 있다는 평을 듣던 인물이다.

하지만 조합은 이달 중순 갑자기 상임감사 내정자를 배갑상 전 문재인 대선 후보 부산선대위 본부장으로 바꿨고, 26일 총회에서 배씨 추천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배씨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1년 후배로, 문 대통령의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 주변에선 "알짜 자리에서 '친문(親文)'이 '친노(親盧)'를 밀어냈다"는 말이 나왔다.

25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최씨는 "지난달 조합이 '상임감사는 겸직이 불가능하니 운영위원은 사퇴하라'고 해서 사표까지 썼는데, 조합으로부터 아무 설명도 못 듣고 밀려났다"며 "내가 노무현 쪽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씨는 "이 정권 인사(人事)가 이 모양이니 전(前) 장관(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한 것"이라면서 "지금 같은 인사 방식으론 정권이 야당에 넘어가면 블랙리스트 같은 갈등이 다시 불거져 현 정부를 괴롭힐 것"이라고도 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상임감사 내정자를 최씨에서 배 전 본부장으로 바꾼 것은 맞는다"면서도 "전직 운영위원이 상임감사를 맡는 것이 부적절해 교체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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