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굴리는 公기관은 '캠코더 세상'

원선우 기자
입력 2019.03.26 03:00

- 문체부 산하 32곳 임원 전수조사
예산 2400억 문화예술위 등 캠코더 임원 비중 80% 웃돌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2개 기관 임원 중 이른바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작년 9월 이후 이번 달까지 6개월 사이 32.9%나 늘어난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이후 캠코더 인사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런 '캠코더' 임원들이 연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 예산을 운용하는 기관들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해 9월(국정감사 자료 제출 기준)과 올 3월 문체부 산하기관 32곳 임원 430여명에 대한 인사 현황을 전수(全數)조사했다. 그 결과 '캠코더' 인사가 지난해 총 76명에서 올해 101명으로 32.9%(2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임원 439명 중 17.3%였던 캠코더 비율이 올해는 총 436명 중 23.1%로 5.8%포인트 오른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 11개 기관의 편중 인사는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127명 중 43명(33.9%)에서 올해 130명 중 54명(41.5%)으로 증가했다.

연간 예산이 2400억원이 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작년 11월 박종관 위원장을 비롯해 친문 인사가 줄줄이 임명되면서 '캠코더 임원' 비율이 82%에 이르렀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더불어 포럼'에 참여했고, 문체부 '문화비전 2030' 준비단 위원도 지냈다. 연간 예산 규모가 5300억여원으로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도 '캠코더 임원' 비율이 66.7%였다.

야권(野圈)에선 "캠코더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귀를 닫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원은 "국정을 이렇게 일방통행식으로 운영하면 집권 4~5년 차엔 아예 '캠코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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