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김은경 前 장관 구속영장 청구

김명진 기자 박현익 기자
입력 2019.03.22 19:27 수정 2019.03.22 20:44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연합뉴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22일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김 전 장관이 처음이다.

김 전 장관의 핵심 혐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 중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에게는 사퇴를 종용하고, 현 정권에서 추천한 인사들을 앉히려고 한 불법 특혜 채용 혐의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지난 정부에서 임용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24명의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사임 여부 등을 파악한 뒤 환경부 직원들을 통해 이들이 사퇴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현 정권 청와대가 추천한 특정 인사를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으로 ‘특혜 채용’하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정 인사를 뽑기 위해 공모 관련 정보를 미리 흘려주거나, 특정 인사가 떨어지면 공모 자체를 무산시킨 사실도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현직 환경부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진술을 확보, 김 전 장관의 ‘인지’와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지난 14일 김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이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환경부의 ‘인사 문제’로 청와대 인사균형비서관실로부터 질책받았고 이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인사 문제’는 환경부가 작년 7월 전 정권에서 임명된 김현민 환경공단 감사의 후임 자리를 공모한 것을 말한다. 검찰은 청와대가 이 자리에 한겨레신문 출신 박모씨를 추천했고, 환경부 측이 박씨에게 면접 질문 문항표와 공단 업무 계획서 등을 사전에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씨는 서류 심사에서 점수 미달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 전 보좌관이 청와대에 들어가 해명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보좌관은 검찰에서 "청와대 신미숙 균형비서관이 ‘왜 이런 일이 생겼느냐’고 질책했다"며 "이른바 잡음이 생겼고 윤활유를 치기 위해 청와대에 갔다가 욕받이를 하고 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장관 보좌관실 라인 이외에도 환경부 내 인사 라인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한 별도 (장관) 보고가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 ‘질책’ 이후 환경부는 환경공단 상임감사 1차 공모의 서류 심사 합격자 7명 전원을 탈락시키며 전형 자체를 무산시켰다. 이후 재공모를 거쳐 지난 1월 유성찬 상임감사를 임명했다. 유 감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환경특보를 맡은 인물이다.

검찰은 유 감사에게도 환경부 측이 사전에 면접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검찰 수사는 청와대만 남겨놓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구속한 뒤 본격적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을 수사할 방침이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환경부 장관이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재직했다.

이번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불거졌다. 김 전 특감반원은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들의 성향을 분류하고 사퇴 현황을 정리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고 폭로했고,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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