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증강현실 결합한 미래형 항공훈련 시스템 개발

김민정 객원기자
입력 2019.03.22 03:01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KUH-1),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 등의 항공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를 목적에 맞게 운용하기는 쉽지 않다. 첨단 항공기를 운용하는 데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며 전문적인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최근에는 각종 전자장비와 무장을 가진 최신예 전투기들이 등장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훈련체계를 동시에 개발하는 추세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부가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KAI가 개발해 운용중인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KAI 제공
KAI의 경우에도 T-50을 비롯하여 KUH-1, FA-50과 같은 다양한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훈련체계를 함께 개발 중이다. 과거에는 훈련기를 사용해 조종훈련을 마친 다음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 전투 조종사로 기종을 전환했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훈련 효과를 높이고자 기존 전투기를 대신해 고등훈련기를 개조, 전술입문과정(LIFT·Lead In Fighter Training)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대체되고 있다.

우리 군은 항공기 조종훈련용 시뮬레이터(simulator)를 비롯해 지휘통제 훈련용 워 게임(War Game) 모델 등 다양한 훈련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T-50, TA-50, FA-50 항공기의 훈련체계가 가장 진화된 훈련체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훈련체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는 다양한 임무와 훈련 상황을 가상 환경의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KAI는 FA-50PH, T-50IQ 등 T-50 계열 항공기를 해외 고객에게 수출하면서 훈련체계도 함께 납품하고 있다. 더불어 KT-1과 F-16 시뮬레이터도 국내 개발해 공군의 전술훈련, 비상절차 훈련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또 KAI가 해군에 납품한 P-3 해상초계기 훈련체계 역시 비행시뮬레이터(OFT·Operational Flight Trainer)와 전술임무 훈련장비(TMT·Tactical Mission Trainer)의 연동 훈련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KAI는 현재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시뮬레이터와 잠수함 훈련을 위한 장보고Ⅲ 시뮬레이터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KAI는 육군에서 운용 중인 수리온 기동헬기의 시뮬레이터와 정비훈련장비 등 훈련체계를 개발해 납품했다. 또 수리온에서 파생된 다양한 민수헬기로 시장을 확장해감에 따라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수리온 민수헬기에 대한 조종사 자격을 인증하는 전문교육 기관으로 지정받는 등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수리온 형식한정 교육은 표준화된 절차를 통해 총 10주에 걸쳐 학과교육 140시간, 비행교육 22시간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KAI는 항공기와 시뮬레이터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미래형 훈련체계인 LVC(Live, Virtual & Constructive) 모델 구축사업의 주도적인 참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LVC 훈련체계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Live(실제), Virtual(가상), Constructive(구성) 훈련자산들을 연결해 실제 전장과 유사한 작전 환경에서 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체계이다. 기존 훈련체계는 단일 체계 중심으로 훈련범위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LVC 훈련체계는 시뮬레이터와 같은 훈련체계를 네트워크로 통합해 다양하고 복잡한 가상환경을 만들어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에는 4차 산업으로 개발된 신기술을 적용해 초사실적인 훈련체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훈련체계 역시 합성전장 개념의 LVC 체계로 발전하는 추세이다. 미국, 나토 등에서는 LVC 체계를 사용하여 실제 훈련과 가상훈련을 병행 실시해 훈련 경비를 절감하고 있다. 특히 많은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여러 국가가 협력하여 가상훈련체계를 활용하면 훈련 경비를 줄이면서도 훈련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KAI는 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가상현실(VR)과 증강 현실(AR) 기술 획득을 활용해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소형무장헬기(LAH)의 훈련체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 시뮬레이터의 영상시스템에 증강현실 기술을 더하면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훈련 효과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첨단 훈련체계는 조종사와 정비사의 양성기간을 단축하고 교육비용을 절감하면서 최적의 훈련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첨단 훈련체계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전망이다.

조선일보 E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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