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반대… 바른미래 '선거제 공조' 빠지나

김형원 기자
입력 2019.03.15 03:02

3개 쟁점 법안 신속처리 놓고 의원들 "여당에 이용만 당할 것"
심야 의총 격론끝에 결론 못내

바른미래당은 14일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법 개편안과 3개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상당수 의원은 "패스트트랙을 하면 여당에 이용만 당할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려면 전체 의석 5분의 3 이상이 필요하다. 바른미래당이 빠지면 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내년 총선 전 선거제 개편안 처리로 연대하려 했던 여야 4당의 '선거법 공조(共助)'가 깨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김관영(왼쪽에서 둘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심야 의총을 열고 선거법 개편안과 3개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는 데 찬성할지 논의했으나 결론을 못 내렸다. /뉴시스
이날 의총에서 상당수 의원은 "선거법 외에 다른 법까지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안, 공직자비리수사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법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해 최장 330일 내에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야 3당에 제안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다른 법을 패스트트랙에 끼워 넣자는 것은 민주당의 술수"라면서 "당내의 상당수 중진 의원들도 '다른 법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지상욱 의원도 "패스트트랙으로 다른 법안까지 처리하자는 것은 한마디로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을 엿 바꿔 먹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은 유례가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결과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줄이자는 것이 여당의 제안인데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찬성 의원들은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협상권을 위임해서 선거법 개정안을 관철하자" "패스트트랙을 추진해야지만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고 맞섰다. 의총에 참여한 한 의원은 "대체적으로 바른정당 출신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의원의 견해가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 내부에서도 '패스트트랙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호남을 혼란에 빠트리는 지역구 축소 패스트트랙 열차를 당장 멈춰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평화당에 보냈다.


조선일보 A8면
베르나르 뷔페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