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권한 없는 민간단체 '軍인권센터'… 팩스로 방문 통보, 마음대로 부대 출입

이슬비 기자
입력 2019.03.15 03:02

사단장에 '처벌 결과 회신' 요구
野 "軍의 시민단체 눈치보기… 출입경위·기밀 유출 조사해야"

민간 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군사 보안 시설인 군부대를 드나들며 장병들을 면담하고 각종 조사를 해온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그러나 군은 군인권센터가 언제 어느 부대를 출입해 어떤 조사를 했는지, 어떤 근거로 출입을 승인받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받은 문건에 따르면, 군인권센터는 작년 11월 27일 육군 27사단을 찾아 병사들을 면담하겠다며 '방문 면담 계획 통보' 문건을 군에 팩스로 보냈다. 사단장이 방문을 허가하자 군인권센터 실무자 2명은 다음 날 27사단 예하 중대를 찾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병사 65명을 면담했다. 군인권센터는 면담 이후 "언어폭력 등이 확인됐으니 관련자를 보직 해임하고 조치 결과를 회신하라"고 사단장에게 요청했다.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는 군 방문 조사가 가능하지만, 민간 단체인 군인권센터가 부대에 들어가 병사를 면담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지난달 25일 해군 2함대 사령관을 찾아 수병 2명과 간부 1명을 직접 면담 조사했다. 그는 "예인선 근무 병사들 일부가 조식 시간을 배려받지 못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국방부 회의에서 이를 지적하겠다"고 군에 통보했다고 한다. 임 소장은 지난달 26일 육군 17사단에 전화를 걸어 "부대 내 인권침해 사례가 있으니 피해자들을 방문 면담하겠다"고 했다가 거부당했다. 그러자 지난 4일 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소장은 작년 7월 '탄핵 촛불 시위 당시 군(軍)이 위수령(衛戍令)을 발동하고 병력을 투입해 시민을 무력 진압하려 했다'는 주장을 했다. 김도읍 의원은 "군이 조사 권한도 없는 군인권센터의 군부대 출입을 허가한 것은 전형적 시민 단체 눈치 보기"라며 "출입 경위와 군사기밀 유출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본지는 해명을 듣고자 임 소장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A6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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