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하러 온 日 외무성 "모든 대항조치 검토"

노석조 기자
입력 2019.03.15 03:02

강제징용 배상 판결 싸고 서울서 양국 국장급 협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14일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갖고 "경제 보복은 상호 자제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질적 문제 해결책은 도출되지 않았고, 협의 이후 양측이 밝힌 입장에선 분명한 온도 차가 느껴졌다. 우리 정부는 '갈등 부각 자제'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일본 측은 '대항(對抗) 조치 검토'를 언급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1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갖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양국 외교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오종찬 기자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비자 발급 정지 방안 등 일본의) 대응 조치 문제가 언론에 부각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고, 일본 측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한 입장 차는 전혀 좁히지 못했다. 일본 측은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에 있는 '양자 협의'에 응할 것을 요청하고, 부산 일본총영사관 근처 노동자상에 대한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스기 국장은 협의 이후 "'양자 협의' 요청에 한국 측은 '검토 중'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했다.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에 대한 압류 가능성과 관련해선 "대항 조치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 한국 측이 양자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구성 준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2일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 정지, 비자 발급 정지라든지 여러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불상사에 대비한 우리 쪽 맞대응 카드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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