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입不正 뒤엔 하버드 출신 '시험의 달인'도 있었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입력 2019.03.15 03:02

감독관과 짜고 시험지 넘겨받아 학생 필적 연습해 SAT 대리 응시
시험 1회에 1만달러씩 챙겨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유명 연예인과 기업 임원들이 다수 연루된 대규모 입시 비리에서 하버드대 출신 '시험의 달인'이 대리 시험을 통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 시각) NBC 뉴스에 따르면 플로리다주(州) 브레이든턴 소재 입시 컨설팅 기관 'IMG 아카데미' 국장 마크 리델(36·사진)은 이번 입시 비리를 총괄 설계한 윌리엄 릭 싱어(58)의 청탁으로 시험 1회당 1만달러(약 1132만원)씩 받고 미국의 수능시험 격인 SAT와 ACT를 대리 응시했다. 리델은 2004년 하버드를 졸업했다. 검찰은 리델이 몇 차례나 대리 시험을 봤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45만달러(약 5억1000만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물린 점을 미루어 볼 때 수십 차례에 걸쳐 대리 시험을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 대리로 SAT를 치르기는 어려운 일이다. 수험생은 응시 원서 접수 때 사진을 제출하고, 시험장에도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가져가야 한다. 30대 중반인 리델이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의 대리 시험을 쳤을까. 형사고소장에 따르면 리델은 대리 시험을 치르기 며칠 전부터 싱어가 건넨 학생의 필적을 연습했다. 시험 당일엔 시험장 근처 숙소를 잡고, 싱어가 미리 뇌물을 먹인 시험 감독관이 빼낸 시험지를 넘겨받아 학생의 필적을 흉내 내 문제를 풀었다. 리델이 그 시험지를 감독관에게 건네주면 감독관은 학생이 제출한 시험지를 리델의 시험지로 교체했다.



조선일보 A18면
미래탐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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