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아 영상없니" 현행법으로 처벌 가능?

오경묵 기자
입력 2019.03.14 20:48 수정 2019.03.14 21:02
가수 정준영(30)을 중심으로 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 오고 간 성관계 동영상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하고 있다.

성관계 동영상을 찍고, 주고받은 이들은 수사 결과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알려진 정준영 카톡방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의 범죄 혐의와 법 위반 가능성을 짚어봤다.

①"영상없니?"→불법 유포 공범될 수도
"영상 없니?" "동영상 줘봐요 얼른"
정준영의 동료 연예인이나 지인들은 단톡방에서 정준영이 촬영한 불법 동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만약 정준영이 스스로 올린 동영상을 본 것이 전부라면 죄는 되지 않는다. 성폭력처벌법은 촬영·유포 행위만을 처벌할 뿐, 유포한 영상을 받은 이들까지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SBS 캡처
다만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을 올릴 때 누군가의 권유에 의해 올린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을 유포하는 데 관여한 공범이 되는 것이다. 형법은 ‘타인을 교사해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돼 있다. 다만 ‘권유’의 수준이 어느정도였는지는 수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따져봐야 하는 문제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적극적인 권유나 요구, 나아가 공모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②잠든 여성, 플래시 켜고 촬영한 김OO→ 5년 이하 징역

정준영 카톡방에서는 몰래 촬영한 듯한 성관계 동영상이 올라왔고, 이를 놓고 다들 대화를 나눴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의 지인 김모씨가 짧은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 속 여성이 정신을 잃은 모습이자 유명 가수 최모씨가 "뭐야 기절이잖아"라고 했다. 그러자 김씨는 "기절이니까 플래시 켜고 찍은 것"이라고 답했다. 여성 모르게 찍었다는 것이어서 명백한 불법 촬영이다.

‘몰래 찍고 유포하면 반드시 검거됩니다'. 여성가족부 등이 이른바 '몰래카메라' 방지 캠페인을 벌이며 제작한 포스터에 담긴 문구다. 몰래 찍는 것은 ‘범법 행위’라는 것이다. 성폭력처벌법 14조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③ "여친도 동의한 촬영’→의사에 반하는 ‘유포’는 불법
원칙적으로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촬영은 불법이 아니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한 여성으로부터 '휴대전화로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했다'며 고소를 당했다. 정준영은 촬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장난이었다. 서로 촬영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했고, 여성이 고소를 취하하며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SBS 캡처
하지만 영상 촬영 당시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허락을 받지 않고 유포하면 불법이다. 성폭력처벌법에는 '촬영이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후에 촬영물을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정준영에게 피해를 입은 한 여성은 "다른 여자 같으면 신고했을 거야"라는 내용의 카톡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은 또 가수 용모씨 등이 있는 단톡방에서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가지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타인에게 유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④카톡방에서 받은 영상 ‘돌렸다면’ 어떻게 되나
단톡방에 참여한 이들이 정준영으로부터 받은 동영상을 제3자에게 전달하는 ‘2차 유포’도 쟁점이 될 수 있다. 2차 유포는 성폭력처벌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퍼트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 또는 음란물유포죄에도 해당될 여지가 있다. 사이버명예훼손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걸 인지(공연성)하면서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 등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비방목적)가 있었다는 게 확인되면 인정된다.

/SBS 캡처
과거에는 주로 음란물 사이트가 불법 영상을 대량으로 유포했을 때 처벌이 이뤄졌고, 일반인이 개별로 동영상을 2차 유포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처벌한 사례는 드물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대책’ 발표에서 "불법 촬영물 2차 유포·확산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라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는 "작년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개인 유포자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이 인지를 하면 포렌식 등으로 확인해 입건하고 처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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