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稅 내려놓고 경유車는 억제

전수용 기자
입력 2019.03.13 03:00

작년 유류세 내려 경유 소비 사상 최대, 미세먼지 증가 부작용
먼지 심각해지자 이젠 노후차 운행제한 '포퓰리즘 정책의 모순'

정부가 지난해 11월 6일부터 휘발유·경유에 부과하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5% 내린 이후 차량용 경유 소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0년 만에 유류세를 한시(限時) 인하했지만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세금 인하에 따른 기름값 하락 효과는 희석됐고, 경유 소비만 부추겨 미세 먼지만 더 유발하게 한 것이다.

1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차량용 경유 소비는 193만kL(킬로리터·1000L)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8% 급증했다. 차량용 경유 소비는 작년 11월 195만kL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 1월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량용 휘발유는 지난 1월 114만kL를 소비해 2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차량용 경유 소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 11월은 정부가 유류세를 15% 인하한 시점과 맞물린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중소기업·서민 등에게 기름값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분으로 6개월 동안 휘발유는 L(리터)당 123원, 경유는 L당 87원 인하했고, 전체 감면 세액은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처럼 소득 분배 정책 명목으로 경유세는 내려놓고 이후 미세 먼지 문제가 불거지자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경유차를 대체할 LPG 차량 전면 허용 등 경유차 운행을 줄이려는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이 때문에 유류세 인하가 정책적 효과는 얻지 못하고 세수(稅收)만 감소시킨 '어설픈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발생 미세 먼지 중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 비율은 전국 평균 11%로 넷째이지만 서울 등 수도권 지역만 놓고 보면 22%로 가장 큰 배출원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유류세는 내리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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