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 양정철 vs 新친문 임종석, 민주당 헤게모니 경쟁 오나

이슬기 기자
입력 2019.03.10 15:25 수정 2019.03.10 20:16
‘원조 친문’ 핵심 양정철, 대선 2년만에 정치 일선 복귀
내년 총선 전략 수립에 직간접 영향력 행사할 듯
‘新친문’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당 복귀
권력 내 역학 구도 재편 가능성 주목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30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북콘서트장에서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포옹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기로 했다. 현재 일본 게이오대 방문 교수로 있는 양 전 비서관은 일본 생활을 정리한 뒤 오는 5월 민주연구원장에 정식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연구원장직을 제안한 이해찬 당대표에게 연구원 운영과 관련한 전권을 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권 내에선 양 전 비서관의 정치 일선 복귀를 권력 내부의 역학 구도 변화 가능성과 연관지어 주목하고 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면서 정권 출범 후 야인(野人) 생활을 해왔다. 그런 그가 대선 2년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것인데다 때마침 대선 이후 ‘신(新)친문’ 세력의 핵으로 떠오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당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양 전 비서관과 임 전 실장은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의 핵심인 ‘광흥창팀’을 함께 이끌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2011년 정치에 참여한 이후 지난 대선 때까지 줄곧 곁을 지켜온 최측근이다. 지난 대선에선 전략 수립과 메시지, 홍보 등에서 문 대통령 '복심' 역할을 했다. 특히 대선 승리를 위한 외연 확대 차원에서 인재 영입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임 전 실장도 양 전 비서관이 삼고초려해 문 대통령 캠프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이 캠프 비서실 실장을 맡고 그 자신이 부실장을 맡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선 승리 이후 외형상 권력의 무게추는 임 전 실장에게 기울었다. 현 정권 출범과 함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그는 지난해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과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도 맡았다. 정치권에서 ‘왕실장’이라 불릴 정도로 역할이 컸다. 반면 양 전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미국‧일본‧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장기간 떠돌았다. 대선 이후 두 사람의 대조적 행로(行路) 때문에 두 사람의 부인에도 여권 내에선 둘의 갈등설이 분분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권력의 크기와 지속성은 권력 창출 과정에서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 지분(持分)의 크기에 비례한다"며 "그런 차원에선 대선 이후 겉으로 나타난 두 사람의 행로는 지분 크기와는 거꾸로 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런 만큼 양 전 비서관이 총선 전략 수립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맡아 당으로 복귀하면서 정권 초 임 전 실장에게 쏠렸던 권력의 무게추가 균형점을 찾거나, 오히려 양 전 비서관에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15일 양 전 비서관에게 민주연구원장직을 제안하면서 현 정권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입법화 전략을 세우는 작업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전 비서관 역할이 정책⋅입법 차원에 국한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양 전 비서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양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 때 중도⋅중도보수층의 문재인 지지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며 "결국 총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나 중도 보수층으로 외연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권력 핵심부에서 양 전 비서관을 다시 찾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양 전 비서관이 좌편향 논란이 일었던 정권 초반 정책 기조에서 중도로 일부 ‘우클릭’하는 총선 전략 수립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임 전 실장도 최근 민주당 복당(復黨)을 신청하는 등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임 전 실장은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등 1기 청와대 참모진 6명과 함께 당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원래 양 전 비서관과도 가까웠지만 정권 출범 후엔 임 전 실장과 청와대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정치권에선 ‘임종석 사람’이란 말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단 양 전 비서관과 임 전 실장이 전략적인 필요에 의해 연대하겠지만 현 정권이 나아가야 할 기조나 총선 전략을 두고 둘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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