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은 계속된다"...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샤넬 패션쇼

김은영 기자
입력 2019.03.05 21:43 수정 2019.03.07 10:00
칼 라거펠트와 버지니 비아르가 함께 한 설원 위의 패션쇼
디자이너 빠진 피날레에 일부 참석자 눈물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패션쇼인 샤넬 2019 가을/겨울 패션쇼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다./샤넬
‘패션의 제왕’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샤넬 패션쇼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개최됐다. 지난달 19일 그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2주 만에 열린 패션쇼다.

이번 패션쇼는 칼 라거펠트와 샤넬의 새로운 예술 감독인 버지니 비아르(57세)가 함께 기획했다. 칼 라거펠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이번 패션쇼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매 시즌 패션쇼에서 극적인 무대 연출을 선보였던 샤넬은 이번엔 산으로 둘러싸인 알파인 스키 리조트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건물의 지붕과 전나무, 가로등에는 눈이 소복이 쌓였고, 관객들은 나무 벤치에 앉아 쇼를 관람했다.

눈 쌓인 스키 리조트로 꾸며진 샤넬 패션쇼 무대./샤넬
패션쇼는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이날 칼 라거펠트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릴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는 고인의 뜻을 받아들인 듯 묵념 외엔 별다른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실제로 칼 라거펠트는 장례식 없이 소수의 지인만 참석한 채 화장됐다.

하운즈투스 체크 코트와 격자무늬 점프수트, 중절모를 착용한 톱 모델 카라 델레바인의 오프닝으로 시작된 패션쇼는 샤넬을 대표하는 트위트 슈트의 재해석이 돋보였다. 바지통이 넓은 슈트와 큼직한 롱코트, 목가적인 노르딕 니트와 양털 부츠, 컬러풀한 패딩 재킷과 순백의 트위드 원피스까지 일상과 레저, 파티 등 다양한 상황을 위한 스타일이 등장했다. 쇼 말미에는 할리우드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가 무대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날레는 디자이너의 등장 없이 모델들의 행진으로 마무리됐다. 패션쇼 피날레에 디자이너가 행진하는 것은 샤넬쇼의 오랜 관행이었지만, 이날은 새로운 예술 감독도 등장하지 않은 채 모델들만이 무대를 채웠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쳤고, 크리스틴 스튜어트,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쉬퍼 등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칼 라거펠트의 빈자리에 조의를 표했다.

관객들에게는 칼 라거펠트의 스케치와 서명이 인쇄된 카드가 증정됐다./인스타그램(@marianne_eschbach)
이날 관객들에게는 칼 라거펠트가 직접 그린 스케치가 증정됐다. 샤넬의 창업자인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삽화 위에 ‘비트는 계속된다(The beat goes on...)’는 문구와 칼 라거펠트의 서명이 담긴 이 카드는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이자, 그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샤넬 하우스의 다짐처럼 보였다.

한편, 칼 라거펠트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샤넬과 펜디의 예술 감독 겸 개인 브랜드 칼 라거펠트를 운영하며 현대 럭셔리 패션 산업의 원형을 정립했다는 평을 받았다. 라거펠트의 뒤를 이은 샤넬의 예술 감독은 30년 이상 칼 라거펠트와 함께 일하며 샤넬을 이끌어 온 버지니 비아르가 임명됐다.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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