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화웨이 쓰는 동맹국 압박 “미국과 중국 중 선택하라”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2.12 08:35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동맹국을 향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더는 쓰지 말라고 또 경고했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 중 선택하라는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유럽 5국 순방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 시각) 첫 순방국인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 하는 국가와는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정은 각국이 스스로 내리는 것이라고 했지만,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때의 위험을 확실히 알리고 싶다"며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는 곳엔 미국 장비를 함께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중요한 미국 시스템을 배치한 곳에 화웨이 장비가 함께 배치된다면, 우리는 그런 곳과는 파트너 관계를 맺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발언은 동유럽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시장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19년 2월 11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헝가리는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미국과 오랜 동맹 관계다. 그러나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친중·친러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에 따르면, 헝가리 통신장비의 70%가 화웨이 제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통신 네트워크에 화웨이가 있으면 중국이 헝가리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네 이익을 위해 이용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동유럽 국가를 활용해 유럽연합(EU) 등의 정보를 빼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화웨이는 미국이 제기한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방문국인 동유럽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서도 화웨이와 관련해 같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지난달 화웨이 유럽 지사의 중국인 간부를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12일 긴급 성명을 내고 체포된 중국인 간부를 즉각 해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회사의 국제적 평판에 해를 끼쳤기 때문에 해고를 결정한 것이며, 체포된 직원에게 제기된 혐의는 화웨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첩보·정보 업무에 관여돼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에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은 정부 부처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산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미 국가적 차원에서 미국의 반(反)화웨이 대열에 동참했다. 프랑스·영국·독일의 주요 통신 사업자들도 5G(5세대)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했다.

한편, 중국이 이스라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스라엘 당국은 물론 미국 정부가 안보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나서 우방인 이스라엘 측에 우려를 제기했으며, 이스라엘은 외국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심사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유사한 범 부처 간 감시기구 창설을 준비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이 투자하는 이스라엘 기술 기업의 제품 가운데는 드론이나 인공지능(AI)을 포함해 군사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이중 용도'(dual use) 품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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