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 대선' 민주당 7인의 출사표…여성·인종·종교 부각

전효진 기자
입력 2019.02.11 17:49
2020년 미국 대선 정국이 일찌감치 들썩이고 있다. 이민자 차별, 여성 비하 발언 등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면서 야권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대선을 오래 준비한 경력자부터 경영 성공 경험을 내세운 기업인, 이름도 생소하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계 신인 등이 뒤섞여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는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당 후보를 최신 순서대로 소개한다.

◇ ‘온건파’ 에이미 클로버샤, ‘미투운동’ 지지 활약

검사와 기업 변호사 출신인 에이미 클로버샤(58·미네소타) 상원의원은 지난 10일 출마를 선언했다.

온건파 후보로 평가받는 그는 미네소타에서 3선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지난해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청문회에서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각종 질문을 던지며 활약하면서 인지도를 얻었고,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지지율 60%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대선 후보 중에선 최초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디지털 보안의 취약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거리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첫 연설을 한 그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마지막에 가서 그녀는 거의 ‘스노우맨(눈사람), 아니 ‘스노우우먼’이 됐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 ‘트럼프 저격수’ 엘리자베스 워런… "노동자 지키겠다"

‘트럼프의 저격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69·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지난 9일 ‘모두를 위한 미국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하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는 연설에서 "‘중산층 쥐어짜기(middle-class squeeze)’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수백만 가족들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핵심 공약은 노동자 권리 보호, 공정한 급여, 의료보험제도 개선 등이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그는 파산법 전문가로, 진보 경제·사회 정책의 대명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방 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빈부격차를 부추기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호소해 유명세를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종종 ‘포카혼타스’(원주민 혈통)라고 부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대선 레이스에 합류했다"고 적으며 비꼬았다. 워런 의원은 자신의 DNA 검사 결과를 공개하며 역공 하기도 했다.

◇ 오바마 뒤를 이을 흑인 남성, 코리 부커

코리 부커(49·뉴저지) 상원의원은 지난 1일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겠다며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흑인인 부커 의원은 ‘제 2의 버락 오바마’로 불리며 민주당 내에서도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정치인이다. 49세로 나이도 젊으며 민주당이 내세우는 ‘다양성’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하는 후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사회운동가로 시작해 뉴저지주 뉴어크시의 시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지난 2013년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카리브해 자메이카와 인도의 외부 후예인 반면 부커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난 토박이 흑인이다.

◇ 대권 도전한 첫 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출신이자 인도계 흑인 혼혈인 카멀라 해리스(54·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지난달 21일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박사의 탄신 90주년으로, 그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두 번째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국민은 자신의 복잡한 삶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리더십을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메이카와 인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04년부터 7년간 캘리포니아 주검찰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를 지낸 뒤 2011년부터 주 검찰총장(법무장관)에 두 차례 당선됐다. 그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를 계속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 성폭력 고발 앞장선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변호사 출신의 키어스틴 질리브랜드(52·뉴욕) 상원의원은 ‘미투’ 운동이 확산되기 전부터 군대 내 성폭행 문제에 맞서 싸우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09년 힐러리 클린턴의 후임으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지명된 후 군대 내 동성애 허용과 정치권 내 성폭력 고발에 앞장섰다.

당시 질리브랜드는 뉴욕 시민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선거 기간에 수백만달러의 후원금을 끌어모으는 수완이 있었고,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적으로 파고드는 강한 이미지 덕분에 2006년 공직 경험이 전혀 없이 4선의 공화당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CBS방송 토크쇼에 출연해 미국의 헬스케어 및 공교육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부패와 탐욕에 맞서기 위해 출마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동질감, 용기, 결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 최초의 힌두교 출신 대통령 노리는 털시 개버드

‘최초의 힌두교 출신 대통령’을 꿈꾸는 털시 개버드(37·하와이) 하원의원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경력을 가진 군인 출신이다. 그는 대선 후보 중 최연소로, 연설 능력이 뛰어나 ‘여자 오바마’로 불리기도 한다. 의료보험과 형사 사법 개혁, 기후변화 등을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개버드 후보는 2015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위원장에 있다가 샌더스 의원의 경선을 지원하고자 사퇴한 적이 있다. 그는 반(反) 개입 외교정책을 주창하며 2016년에는 취임 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 최연소·동성애 커밍아웃한 피트 부테제즈

피트 부테제즈(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후보들 중 최연소다. 부테제즈 시장은 "과거의 위대함만 돌아보고 있을 수 없다"며 "과거 정치에서 벗어나 미래에 초점을 두고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안보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부테제즈는 지난 2011년 만 29세의 나이로 사우스벤드 시장에 오른 후 2015년 80%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지만, 작년 12월 돌연 3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복무를 한 퇴역군인인 그는 지난 2015년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도 대선 출마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은 평생 민주당원을 자처했지만 무소속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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