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이학수, 김백준, 김성우 '증인'으로 나와라, 제발"

오경묵 기자
입력 2019.02.11 11:48
"같이 일한 사람들 법정 불러서야..."했던 MB
항소심서 "허위진술 따져보자" 전략 대폭 수정

김백준·김성우 등 핵심증인, 줄줄이 ‘폐문부재’
법조계 "피고인 권리 보장해야…증인신문 필요"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조선DB
다스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심 재판 때만 해도 "같이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와 추궁하는 건 금도(襟度)가 아닌 것 같다"고 했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그는 주요 증인들의 검찰 신문조서의 입증 취지는 부인하면서도, 증거로 사용하는 데는 동의했었다. 법정에서 낯 붉히고 싸우기는 싫다는 생각이었다.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받자, 입장이 달라졌다. 항소심에서는 주요 증인을 불러 사실관계를 하나씩 따져보겠다는 전략으로 수정됐다. 1심 재판부가 유죄 판단을 내린 부분은 증인들의 검찰 진술조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판단이 깔려있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2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려고 했다. 재판부 개입을 통해 최종 채택된 증인은 15명이다.

문제는 그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 미국 소송비를 대신 납부했다"고 자수했던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9일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같은 달 16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운영에 관여했다"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도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 '폐문부재(閉門不在·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상태여서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제승완 전 청와대 행정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이 출석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폐문부재’ 상태라던 이학수 전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증인들의 검찰 진술 중 '허위'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법정에서 따져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일 열릴 예정이었던 항소심 공판은 15일로 연기됐다.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 김인경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전보되면서 재판장이 교체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학수, 김백준, 김성우, 권승호 씨등을 증인으로 재차 신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들이 오는 15일과 18일 법정에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핵심 증인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5일 법정 출석이 예정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은 재판에 적극적으로 응하며 법률적으로 다투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정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을 불러 신문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법원으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1심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증거의 입증 취지를 모두 동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항소심 재판부가 반드시 증인을 불러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증인들이 폐문부재한다면 법원 입장에서도 별 도리가 없다"고 했다.

향후 재판 과정은 18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선 기일인 15일과 이날도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아 증인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재판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증인 채택을 취소하거나, 재판 진행을 위해 구인장을 발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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